아프리카TV에서 낚시방송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BJ 경또이(사진=월간낚시21 제공)

새로운 인기장르로 완전히 자리잡은 문어낚시. 가을이 무르익는 지금도 문어 출조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낚싯배들의 역할이 크다. 남해의 선장들은 무늬오징어가 좀처럼 자라지 않고, 마릿수도 뒷받침되지 못하자 여름낚시라고 알려진 문어낚시를 가을까지 끌고오고 있는 것이다.  

조류에 배를 흘리며 포인트로 접근

나는 지난 10월 말, 문어 조황이 뜨거운 진해의 낚싯배에 올랐다. 이 지역의 문어낚시 포인트는 거제도를 중심으로 이수도, 저도, 거가대교권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이 지역 문어 포인트는 이미 다 공개돼 있으므로 특별히 숨겨둔 비장의 장소 따위는 없다. 그러나 어떤 장소, 어느 물때에 낚시를 해야 조과가 좋다는 건 선장의 노하우다. 
오전 6시. 진해 삼포에서 출항한 백호선상낚싯배가 처음 도착한 곳은 저도 앞바다. 수심은 30m에 불과했으나 최초 채비를 내리기 전 선장의 말은 긴박했다. 
“밑걸림 심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채비를 내리자마자 둔탁하게 로드를 끌어당기는 밑걸림. 로드를 거꾸로 세워 지긋하게 끌어당기자 에기 바늘이 휘면서 다행히 빠져 나왔다. 
문어낚시는 선장이 배를 어떻게 운항하느냐에 따라 지역마다 그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문어가 모여 있는 양식장 인근에서는 닻을 내리고 캐스팅하고, 조류가 있는 여밭에서는 닻을 내리지 않고 조류에 배를 태워 포인트를 지나면서 공략한다. 
이날 우리는 닻을 내리지 않고 낚시를 했다. 이 경우 낚싯배의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조과 차이가 난다. 선두부터 포인트에 들어갈 때는 선미 쪽이 가장 불리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는 선두 쪽이 불리하다. 그러나 선장이 꾼들의 고른 조과를 위해 배의 위치를 조정한다고 가정하면 결국 가장 불리한 곳은 배의 중간지점이다. 이것은 갈치나 열기낚시에서도 통용되는 규칙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문어낚시도 선상 자리추첨이 늘고 있다.  
이날 내가 자리한 곳은 불행하게도 배의 한 가운데였다. 배의 진행대로 채비를 내리면 어차피 선두나 선미의 채비를 지나쳐 온 문어의 선택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이날은 선상낚시로는 그다지 좋지 않은 물때인 5물이었음에도 부지런한 선장 덕에 점심 무렵에는 각자의 살림망이 제법 묵직해졌다.  

선장의 노하우, 그리고 비장의 포인트

오후 낚시가 시작되자 선장은 처음 낚시를 했던 장소로 배를 몰았다. 그는 ‘포인트 간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특정 물때의 특정 장소, 즉 선장이 가진 비장의 포인트를 공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포인트 도착 후 철수까지 1시간 동안 ‘문어파시’가 섰다. 그야말로 집중적인 입질이 이어졌다. 간간이 1kg 이상급 씨알이 낚였고, 평균은 500~700g이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입질은 멈추지 않았다. 
“올해는 11월 말까지는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더 추워지면 참돔 타이라바로 돌아서야겠지만 계속 문어가 낚이면 시즌은 이어지겠죠.” 
장담했던 대로 포인트에서 제법 마릿수 문어가 낚인 때문일까, 선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문어낚시 시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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