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맞춤 수조(사진=서울시낚시협회 제공)

이번 시간에는 찌맞춤과 관련된 환경적 차이를 고찰해 보자. 집에서 간단하게 찌맞춤을 할 수 있는 찌맞춤 수조가 있다. 혹자는 1m 남짓 되는 수조에서 찌맞춤을 하는 것은 현장에서 행하는 찌맞춤을 편하게 하기 위한 임시 방편이라 하고, 혹자는 수조 찌맞춤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수조 찌맞춤이 더 정교하다고 까지 이야기한다.

이들의 의견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한마디로 답하기엔 내용이 많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 가능하다면 현장 찌맞춤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수조 찌맞춤은 현장 찌맞춤을 편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극히 예외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수조 찌맞춤한 상태에서 약간의 편납 제거(혹은 O링 제거)를 통해 현장 찌맞춤을 완료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제시할 수 있다. 생각해 보자. 현장 찌맞춤은 그 차이가 미세하든 아니든 찌맞춤과 관련된 여러 주요 요소들을 모두 반영할 수 있다. 
수온, 물의 탁도, 수심에 따른 찌의 위치 등이 그것이다. 수온과 탁도는 물의 밀도와 연관이 깊다. 섭씨 4도, 1기압의 순수한 민물의 비중이 ‘1’ 인데 현장의 물 밀도와 수조안의 물 밀도가 같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필자의 생각에도 그 차이가 미미하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이다. 물론 탁도가 매우 심한 경우에는 이 또한 무시할 정도를 넘어서는 예외가 있지만 대부분은 그러하다.

그렇다면 수심에 따른 찌의 위치는 어떠할 까? 낚싯대의 초리실~찌꽂이까지의 원줄을 ‘윗줄’이라 칭하고, 찌꽂이~봉돌까지의 원줄을 ‘밑줄’이라고 칭해 보자. 수조의 길이는 보통 1m 정도이다. 일단 수조에서는 윗줄을 반영하기 매우 어렵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편에서 찌맞춤을 할 때 ‘원하는 목수를 딴 뒤 원줄이 가라앉는 시간을 줘라’라고 유의사항에 밝힌 바 있다. 만약 무거운 비중을 가진 카본라인이라면 더더욱 차이가 난다. 봉돌 아래의 밑줄 또한 수조에서는 1m 이내에서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수심 3m만 되더라도 이는 ‘무시할 만한 수준’을 넘어선다. 

낚시를 꽤 좋아하고 오래했다는 동료 조사에게 들은 말이 있다. 수조 찌맞춤을 하고 현장에서 그대로 사용을 했는데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본인은 수조 찌맞춤을 신봉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필자의 찌맞춤은 흔히 말하는 ‘바윗돌을 달아놓아도 올릴 놈은 올린다’는 활성도 좋을 때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 그런 날 혹은 그런 계절엔 찌맞춤이 조과에 주는 영향은 타 요소에 비해 분명 떨어진다. 한마디로 대충 맞추어도 잘 올린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런 날이 얼마나 되는가? 또 그런 손 덜 탄 자연 노지가 얼마나 되는가? 필자가 자주하는 한강에서도 소위 ‘반목 플레이’가 흔하다. 즉, 필자의 찌맞춤은 기본적으로 ‘극히 예민한 상태’를 기준으로 한다. Zero 맞춤을 기준으로 하고, 여기에 조금씩 무게를 더해 가는 방법을 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상원(서울시낚시협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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