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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람 사건 쟁점과 전망] “클린야구” vs “억울한 희생양”
[문우람 사건 쟁점과 전망] “클린야구” vs “억울한 희생양”
  • 박상건 유승철 김백상 최정서 기자
  • 승인 2018.12.10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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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야구 인생 싹부터 자른다면, 이건 징계가 아닌 인권문제”

문우람 선수 측 법무법인 그린의 유재문 변호사는 이 사건을 한마디로 “브로커 조 씨가 먼저 이태양 선수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해 승부조작이 이루어진 것이 이 사건의 진실”이라고 정리했다. 유 변호사는 “문우람과 이태양 선수 간에 승부조작 대가로 무엇을 받았는지 서로 통화하거나 연락한 사실이 없고 이태양 선수와 브로커 조 씨가 수사방향에 따라 사실과 다른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하면서도 문우람 선수에게는 사실대로 승부조작과 관련이 없다고 증언했음에도 문우람 선수를 유죄 판결한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결론지었다.

전 NC 이태양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문우람은 승부조작과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다. 시종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문우람은 너무 억울하다면서 눈문을 흘렸다.
전 NC 이태양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문우람은 승부조작과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다.
시종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문우람은 너무 억울하다면서 눈문을 흘렸다.

 

여기에 문우람 사건의 중요한 문제점은 검찰이 브로커 조 씨를 앞세워 승부조작을 지시한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배팅 자금책 최 모 씨를 조사하면서, 브로커 조 씨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배팅한 김 모, 정 모, 이 모, 정 모 현역 선수들을 확인하고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혐의가 있는 선수들은 수사조차 하지 않고 정작 정식 수사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한 문우람 선수에게는 참고인 조사를 벌인 뒤 죄명도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한민국 야구선수 최초 브로커’로 제목으로 불명예스러운 기사의 주인공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는 점이다.

넥센 선수시절의 문우람
넥센 선수시절의 문우람

 

이태양 선수는 자신이 소속된 구단의 변호사로부터 문우람 관련 진술을 지속적으로 막았고 겁박까지 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NC 구단의 임 모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태양 선수의 주장을 열거해준 후 이게 모두 사실이냐고 묻자 “하도 오래된 일이라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재판 일정을 이유로 구체적인 대화를 꺼렸다. 당시 창원지검 담당 검사와 군사법원 부장판사에게도 기자회견 1주일 전에 이메일을 통해 두 선수가 부당하다고 털어놓은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기자회견 때까지 아무 답변이 없었다. 본지는 이번 기자회견 이전부터 문우람 사건을 집중 취재해 왔었다.

그럼 야구 전문가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대부분 아주 조심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어렵게 말문을 연 야구 전문가들은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문우람 선수와 직접 관련된 부분을 사실 자세히 알고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만약, 문우람이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 자세히 조사해야 하고 동시에 정운찬 총재가 지향하는 클린야구도 중요하다”면서 “승부조작 문제만은 원천적으로 뿌리 뽑는 제도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한국은퇴선수협의회 회장)은 “그렇지 않아도 문우람 선수 문제를 KBO와 얘기중이다. 정우람 선수 개인으로는 억울한 면이 있겠지만 KBO는 기존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타깝지만 ‘개인을 위해 조직이 희생해야 하나?’라는 문제인 것 같다. 제도개선과 선수들 의식이 바뀌도록 협회와 구단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일단 많이 안타깝다. 선수들이 잘 몰랐던 것 같다.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이다.

11월부터 문우람 문제를 집중 취재해온 데일리스포츠한국 11월5일자 1면
11월부터 문우람 문제를 집중 취재해온 데일리스포츠한국 11월5일자 1면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사 해설위원은 “이태양 선수는 범죄를 저지른 행위다. 문우람 선수는 본인이 억울한 부분이 크다면 한 선수의 야구 인생과 생명이 끊어지는 일이다. 문우람 선수가 결백하다면, 결백을 찾을 수 있는 증거가 있다면 도와줘야할 것 같다. 억울한 선수가 생겨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선수만 놓고 보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선수 전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민감한 부분이라 더 이상 얘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문우람 선수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내용이 전부다. 문우람이 억울하다는 말을 얼핏 듣긴 한 거 같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실수로 보기엔 너무 큰 사건이다. 엄중한 잣대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문우람 선수 관련 내용 중에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면 다시 확인해 판단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포츠 평론가는 “아직도 훈련장에서 폭력이 통하고 감독은 고참 선수 눈치를 보며 문제가 터지면 서둘러 이를 덮고 프랜차이즈 선수는 보호하고 힘없는 선수는 희생양으로 삼는 일이 반복된다면 다수 선수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선수생활을 해도 은퇴 후 선수들은 사회에 적응하기가 어려워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어린 유망선수를 누명을 씌워 선수생활조차 못하도록 싹부터 잘라버린다면 이것은 징계문제를 넘어 인권문제”라고 강조했다.

문우람의 결백을 호소하는 내용을 보도한 데일리스포츠한국 보도지면
문우람의 결백을 호소하는 내용을 보도한 데일리스포츠한국 보도지면

 

이번 문우람 사건 해결과정에서 빚어진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는 선수에 대한 배려와 인권의식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해당 구단은 선수 보호보다는 검찰 발표를 그대로 인용해 처리한 후 문제점이 여론을 타고 불거지자 묵묵부답, 애매모호한 자세로 일관했다. 왜 승부조작 연루자들 중에서 이들 두 젊은 선수들만 골라 영구 실격처리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논란이 누그러들지 않는 이유이다. 그것도 구단 측 변호사와 검사, 구단이 일사분란하게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정황들이 사건기록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KBO 정운찬 총재는 올해 1월 취임사에서 “클린베이스볼 적극적 실천”을 선언했다. 클린야구라는 대원칙에 찬성하지 않는 야구팬과 국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런 원칙이 지켜지고 신뢰의 공감대가 형성돼 야구계가 굳건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추호의 감춰진 사실이 있다면 투명하게 조사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검증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클린베이스볼의 첫걸음이다.

정운찬 KBO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야구계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장면
정운찬 KBO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야구계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장면

 

진정, 이번 사건은 KBO 대원칙에 걸맞게 처리된 것인가? 그런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문제점을 다 찾아내 이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실천의지가 필요하다. 특히 해당 구단의 선수 당사자와 감독, 구단 책임자들이 배석해 사건의 진실과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고 당당하게 팬들과 국민들에게 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야말로 프로야구계에 또 다시 이런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길이요, 모든 선수와 팬들로부터 신뢰받는 사전사후 관리감독 체제를 투명하고 완벽하게 구축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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