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티비 김백상 기자] 

여신, 치어리더, 부산, 롯데 자이언츠…박기량을 설명할 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늘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팬들을 위해 치어리딩을 하는 박기량이 모처럼 스케줄이 없던 지난 5일 동갑내기 친구가 운영하는 골프연습장을 찾았다.

박기량은 치어리딩이라는 직업을 대중에서 널리 알린 12년 차 프로 치어리더다. 그는 부산을 연고로 한 야구팀 롯데자이언트의 메인 치어리더로 야구선수 못지 않는 인기를 얻고 있다.

본지는 야구뿐 아니라 농구, 배구, 축구 등 다양한 구기 종목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를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펀앤골프 골프아카데미(대표 김수현 원장)에서 만났다.

치어리더 박기량(사진 오른쪽)과 펀앤골프 아카데미 원장 김수현

박기량은 골프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를 따라 이전에 골프 연습장을 몇 번 가봤단다.

지난 2016년 아버지를 따라가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는 그는 “일을 하면서 아빠와 서로 마주 칠 시간이 부족했지만 골프를 통해 아빠와 가까워져 좋았어요. 작년까진 틈틈이 레슨을 받았습니다. 드라이버는 잘 못 치지만 아이언까지는 배웠죠”라고 말했다.

1년 남짓한 레슨 경험에도 그의 스윙은 큰 키와 팔을 이용해 시원하게 돌아갔다. 몸을 많이 사용하는 치어리딩이 직업인 그에게 웬만한 운동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나 보다. 직접 보니 오히려 골프에 재능이 더 있어 보였다.

박기량은 “오랜만에 골프채를 잡았는데 공이 맞는 게 신기해요. 골프도 재미있어요. 이번 겨울 열심히 해서 내년엔 골퍼로의 도전도 해보고 싶어요”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김수현 원장에게 골프 레슨을 받고 있는 박기량 

박기량은 패션 모델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부산에 살던 중학생 시절 그는 길거리캐스팅을 통해 패션모델을 시작했다. 하지만 움직임 없는 모델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모델일을 그만두고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 직접 에이전트를 찾았다.

“중학생 시절 모델로 픽업돼서 잠시 일을 했는데, 벽에 몇 시간씩 서서 자세를 교정하는 등 너무 정적인 분야라서 저와는 적성이 안 맞았어요.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라 바로 그만두고 치어리딩 일을 찾아 시작했죠”

그에게 치어리딩은 천직이다. 더 멋진 퍼포먼스를 위해 늘 고민한다. 유튜브에서 아이돌 댄스 동영상도 수시로 찾아보고 미국 NBA 치어리딩 영상도 즐겨본다.

“17살부터 치어리딩을 시작해서 정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현역 치어리더로는 경력이 가장 오래 됐을 거에요”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해 현재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예전엔 치어리더들을 위한 공간이 딱히 없었어요. 원정이라도 갈라치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곤 했죠. 지금은 대기실도 생겨서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아직까지 부족한 게 많아요. 특히 전문직업으로 갖기엔 페이도 그렇고 환경적으로 좋진 않죠. 그래서 요즘 치어리딩을 시작하는 후배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1~2년 정도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도 많아 안타까워요”

박기량은 치어리딩이 좀 더 안정적인 직업으로 자리잡길 그 누구보다 원하고 있다. 아직 사회적 인식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그는 후배들이 좀 더 다양한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치어리딩 후배들에게 다른 길을 열어주고 싶어 2016년 7월 부산에서 동료들과 자선 치어 콘서트를 열었어요. 그 뒤로도 경기가 없는 날엔 여러 방송에 출연해 치어리딩도 알리면서 자연스레 이름도 나기 시작했죠”

하지만 인터넷에 달리는 많은 악플로 상처도 많이 받았단다.

“활동을 열심하면 ‘돈에 환장했냐’는 등 보기 힘든 내용의 댓글들이 많았어요. 예전엔 모니터링을 했지만 상처를 많이 받아 지금은 위에 세 개 정도만 봐요. 그래도 지금은 심장이 단단해 졌어요”

박기량 인스타그램 캡쳐

한 뼘 더 성장한 그는 최근엔 한창 유행하는 1인 미디어에도 도전했다.

“박기량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어요. 한 열 흘 정도 지났더니 구독자가 2천명 정도 늘더라구요. 반려견 몽이와 소소한 일상 생활들을 찍어서 올리구 있어요.”

야구 시즌은 끝났지만 농구, 배구 등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고 있는 박기량에게 내년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소속사 알에스치어리더를 더 멋진팀으로 만들자. 파이팅”

간결하지만 그의 마음이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다가오는 2019년. 그의 말처럼 더 멋진 치어리더 박기량과 알에스치어리더팀을 기대하며 함께 응원해본다. 파이팅.

저작권자 © 리빙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