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문제… 스포츠 폭력 뿌리 뽑을 것”

프로야구 전 넥센 외야수 문우람(26) 측은 23일 데일리스포츠한국 기자와 통화에서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은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택근(38)을 형사고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는 문우람

 

이택근은 지난 19일 KBO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폭행 사건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소명했다. KBO는 이택근이 2015년 5월 팀 후배인 문우람을 야구 배트로 폭행한 것으로 확인하고 상벌위를 열어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 규정에 따라 이택근에게 정규시즌 36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부과했다.

상벌위 출석한 날 이택근은 기자회견에서 “문우람은 어렵게 운동했던 선수로, 제가 아끼고 많이 챙겼다”라며 “사건 전날 제가 문우람의 두발 등 외모 상태를 지적하고 정리하고 오라고 당부했는데, 그다음 날 문우람이 아무렇지 않게 그대로 왔다”고 폭행 배경을 털어놨다.

이택근은 당시 넥센의 주장이자 최고참 선수였다는 점을 환기시킨 후 “주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선수단 분위기와 기강을 살피는 것이었어도 문우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문우람은 2015년 승부 조작을 제의하고 브로커와 전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5) 사이에서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프로야구 선수 자격을 잃은 후 지난 10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 과정에서 이택근에게 폭행당해 힘든 생활을 하던 과거를 털어놨다.

문우람 관련 기사 보도지면(데일리스포츠한국 12월 24일자 1면)

 

문우람은 이택근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폭행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에 브로커를 만난 배경을 설명하면서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7차례나 맞아 뇌진탕 증세가 오고 얼굴이 부어올라 게임에도 못 나가고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며 당시 자신을 위로해주던 브로커와 가까워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문우람 폭행사건이 불거지자 당시 이택근은 “감정적으로, 폭력적으로 때린 것은 아니다”, “심각한 폭행”은 아니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는 “언론에 나오듯이 제가 너무 심한 폭행을 하거나 개인감정에 앞서 심하게 때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 감정적으로 폭력배처럼 때리거나 악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답변태도에 언론과 네티즌들은 “폭력을 정당화 할 수 없다”며 이택근에게 역풍이 불었고 KBO는 선수단 관리 소홀과 보고 누락의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 제재를 내렸다.

이택근의 기자회견과 KBO 솜방망이처벌을 지켜본 문우람 측은 “비록 야구를 할 수 없을지라도 자신의 전체 인생을 걸고 억울한 누명을 벗을 테고 스포츠 폭력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원칙, 선수 징계 문제를 넘어 인간의 정의와 인권의 문제로 접근하겠다는 게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우람 측은 “최근 국내 유명한 인권변호사를 선임하고 이번 문제를 단지 자신의 문제를 넘어 프로야구 전체 비리와 법조 비리, 폭력척결의 단초로 삼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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