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진흥법’이 3월 30일 재석의원 171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1월 5일 국회에게 열린 바둑의날 행사에게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사진=한국기원 제공)

(재)한국기원이 2018년 바둑계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 바둑진흥법 제정, 매년 11월 5일 ‘바둑의 날’로 지정
‘바둑진흥법’이 3월 30일 재석의원 171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바둑의 날’에 바둑경기 및 바둑 관련 학술행사 등을 하거나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바둑단체를 지원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한 ‘바둑진흥법’ 시행령 제정안은 10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2016년 20대 국회에 입성한 조훈현 의원이 그해 8월 4일 발의한 법안인 ‘바둑진흥법’ 제정안에는 ▲바둑 진흥을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바둑 진흥 기본 계획 수립ㆍ시행 ▲바둑단체 지원 및 바둑전용경기장 조성 ▲바둑 연구 활동 및 국제교류, 해외 확산 지원 ▲바둑의 날 제정 ▲바둑 관련 창업 및 기술 개발 지원 ▲바둑문화산업 선진화를 위한 시책 마련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기보의 상업적 활용 관련 입법 및 정책 동향 연구에 관해서도 모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편 ‘바둑의 날’로 제정된 11월 5일은 고(故) 조남철 선생이 1945년 서울 남산동에 한국기원의 전신인 한성기원을 세운 날이다. 국회에서 열린 ‘바둑의 날’ 첫 기념식은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과 문희상 국회의장 축사 등 각계 축하 메시지 전달에 이어 한국바둑을 빛낸 국수 7명을 선정 발표하고 포상했다. 한국 현대바둑의 개척자인 조남철 선생에게는 국수 중의 국수를 뜻하는 대국수를 헌정했다.

∎ 박정환, 몽백합배 우승 등 폭풍 질주
박정환 9단이 2018년 최고의 활약상을 펼쳤다. 올해 12억 850만원을 획득하며 본인 연간 최다 획득 상금(2013년 8억 2800만원)도 경신했다. 특히 국제대회 우승 3회, 국내대회 우승 2회를 거머쥔 상반기 성적은 명불허전의 클래스를 뽐냈다. 1월 몽백합배를 시작으로 2월 하세배와 크라운해태배, 3월 월드바둑챔피언십과 KBS바둑왕전 우승으로 박정환 9단은 상반기에만 9억 45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박9단이 상반기에 벌어들인 총 수입은 한국기원 소속 기사가 상반기에 획득한 최다 금액 신기록이다. 7월 국수산맥 세계프로 최강전 우승컵의 주인공이 된 박정환 9단은 12월 춘란배 결승 진출과 천부배 4강 성적을 보태며 2018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 신진서, 국내랭킹 1위 올라
‘21세기 키드’ 신진서 9단이 국내랭킹 1위에 등극했다. 신진서 9단은 박정환 9단의 59개월 연속 1위 질주를 무너뜨리며 입단 6년 4개월 만에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 3월생인 신진서 9단은 18세 8개월의 나이로 1위에 올라 최연소 랭킹 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박정환 9단이 2012년 6월에 세운 19세 5개월이다. 이창호ㆍ이세돌ㆍ최철한ㆍ박정환 9단에 이어 2003년 랭킹제도 도입 이후 랭킹 1위에 오른 다섯 번째 주인공이 된 신진서 9단은 2012년 7월 제1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했으며 2018년 4월 입신(入神)에 올랐다.

∎ 바둑계 ‘미투’ 파문
한국사회를 뒤흔든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파문이 바둑계까지 번졌다. 바둑계 내에서도 미투 폭로가 이어졌고, 이에 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가해자에게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특히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김성룡 9단은 제명 처분됐다. 한국기원은 5월 운영위원회에서 김성룡 9단의 ‘기사 활동 임시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어 6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한국기원 소속기사 내규 제3조(전문기사의 의무) 3항에 명시된 ‘본원의 명예와 전문기사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적용해 김성룡 9단의 제명을 결의했다. 제명 처분을 받은 김성룡 9단은 한국기원에 재심 청구서를 보내 불복 의사를 비쳤지만 한국기원은 7월 이사회에서 김9단의 제명을 최종 확정했다. 앞서 5월 임시 기사총회에서는 동료 기사 성폭력 의혹과 이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은 것 등을 이유로, 전문기사 명예를 실추한 회원 자격 박탈에 관한 안건을 상정해 ‘김성룡 9단 기사회 제명 처리’를 의결한 바 있다.

∎ 농심신라면배, 한국 5년 만에 우승
한국이 5년 만에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탈환했다. 와일드카드로 태극호에 승선한 김지석 9단은 본선3차전 12국부터 나서 5연승 행진 중이던 중국의 당이페이 9단과 중국의 주장 커제 9단에게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첫 주자로 나선 신민준 9단이 6연승을 기록한 데 이어 대표팀 ‘맏형’ 김지석 9단이 2승을 보태며 주장 박정환 9단은 출전하지 않고도 우승 대열에 합류하는 기쁨을 맛봤다.

∎ 포스코켐텍, KB리그 통합 챔피언 자리에
포스코켐텍이 7년 만에 KB리그 우승컵을 탈환했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 포스코켐텍이 ‘디펜딩챔피언’ 정관장 황진단에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하며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3판 2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포스코켐텍은 1차전 3-0 완봉승에 이어 2차전에서도 3-2로 승리했다. 팀의 1∼3지명 선수들인 최철한ㆍ나현ㆍ변상일 9단은 1ㆍ2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팀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변상일 9단은 2차전에서 정관장 황진단 주장 신진서 9단을 꺾고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KB리그 MVP의 영예를 안았다.

∎ 최정, 여자기전 독주 태세 시동
여자 기록 부문 3관왕에 오른 최정 9단이 전성기 루이나이웨이 9단급 활약으로 여자 바둑계에서 독주 태세를 갖췄다. 최정 9단은 올 한해 97전 77승 20패, 승률 79.38%의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최9단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1월과 10월 여자국수전 우승컵을 차지했고 11월에는 여자기성전 정상에 오르며 국내 여자기전을 휩쓸었다. 세계대회에서는 7월 오청원배 준우승, 11월 궁륭산병성배에서 우승했다. 5월에는 여자바둑 단체전인 천태산배에서도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최정 9단은 남자기사들과의 대결에서도 녹록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메이저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에서 중국의 스웨 9단과 타오신란 7단을 제치고 16강에 올랐고 용성전에서도 국내 남자 기사들을 연파하면서 8강까지 진출했다. 또한 8월에는 박정환 9단과 파트너를 이뤄 세계페어바둑 정상에 섰다. 연이은 활약으로 최정 9단은 국내 여자기사로는 처음 연간 상금 3억원을 돌파했다. 12월 국내 랭킹 30위인 최9단은 61개월 연속 한국 여자랭킹 1위를 질주 중이다.

∎ 바둑 인공지능으로 공부하는 시대 도래
세계 정상급 프로기사를 능가하는 실력의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들이 속속 선보이며 전문기사는 물론 전 세계 어디에서나 AI를 통해 안방에서 공부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5월 국내 정상급 기사 4명에게 전승을 거둔 페이스북의 엘프고가 전 세계 바둑팬들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오픈되면서 집에서 바둑 인공지능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획기적으로 늘었다. 한편 AI를 통한 대리대국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기원은 바둑 경기규정 제7조에 ‘전자기기의 휴대 및 사용 제한’ 등에 관한 규정 신설을 3월 5일 열린 제23차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이후 한국기원 주최 바둑경기에서는 모든 전자기기 휴대가 금지됐다.

∎ 일본이 후원하는 첫 국내대회, 용성전 창설
일본 바둑ㆍ장기 채널에서 후원하는 용성전이 출범해 김지석 9단이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일본 자본이 국내 바둑대회를 후원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일본 바둑ㆍ장기채널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며 바둑TV가 주관방송한 제1기 용성전의 총규모는 2000만엔(円)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200만원이다. 현재 용성전은 일본(28기)과 중국(9기)에서도 열리고 있다. 초대 챔피언 김지석 9단은 내년 4월 한ㆍ중ㆍ일 통합 챔피언전에서 일본ㆍ중국 우승자와 왕중왕을 가릴 예정이다.

∎ 김채영, 오청원배 정상 오르며 세계바둑여왕 등극
김채영 5단이 오청원배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입단 후 첫 세계바둑여왕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세계여자바둑대회 3회 우승에 빛나는 최정 9단을 꺾고 거둔 우승이기에 더욱 값졌다. 김채영 5단은 결승 대국 전까지 최정 9단과 열 한번 맞붙어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세계대회 결승 무대에서 11연패 사슬을 끊고 2-0으로 승리하며 지긋지긋한 ‘최정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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