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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표를 찾아 떠나는 주말여행/ 전남 영암군 월출산
삶의 쉼표를 찾아 떠나는 주말여행/ 전남 영암군 월출산
  • 박상건 기자
  • 승인 2019.02.22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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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로 빚은 거대한 예술품, 겨울 월출산 풍경들

“달이 뜬다 달이 뜬다/둥근둥근 달이 뜬다/월출산 천황봉에/보름달이 뜬다/아리랑 동동 스리랑 동동/에헤야 데헤야 어사와 데헤야/달을 보는 아리랑/님 보는 아리랑”

월출산의 가장 유명한 구름다리 겨울 풍경(사진=국립공원공단)
월출산의 가장 유명한 구름다리 겨울 풍경(사진=국립공원공단)
바람폭포 경유 코스로  가면 빙폭을 만난 수 있다(사진=국립공원공단)
바람폭포 경유 코스로 가면 빙폭을 만난 수 있다(사진=국립공원공단)

기암괴석 웅장한 능선줄기...늠름한 기상 우리네 삶 그대로구나

198820번째 국립공원 지정, 피톤치드 숲길걷기 또 하나의 볼거리

하춘화의 ‘영암아리랑’ 가락처럼 남녘에는 봄바람이 불어온다. 봄을 맞아 달이 뜨는 산, 월출산을 찾는 산악인이 늘고 있다. 월출산은 사실 산악이라기보다는 바위로 빚어진 거대한 예술품에 가까운 느낌을 주며 기암괴석의 전시장이라는 표현이 안성맞춤이다. 국립공원공단이 2월의 추천 명산으로 월출산을 추천하면서 지난주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이 되기도 했다.

겨울의 월출산은 차갑고 단단하며 늠름한 모습을 자랑한다. 설경도 아름답지만 겨울 월출산의 강하디 강한 모습은 무언가 든든한 마음을 갖게 한다. 이번 주말, 전남 영암에 있는 한국의 명산 월출산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월출산은 1988년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호남정맥의 거대한 암류가 남해바다와 부딪치면서 솟아 오른 화강암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지금과 같은 월출산이 만들어졌다. 월출산의 면적은 56.22k㎡로 비교적 작지만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한다.

국보를 비롯한 수준 높은 문화유산을 보유한 월출산 정상은 809m의 천황봉이다. 천황봉은 신라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천황봉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쪽은 큰 바위가 굵직한 능선줄기 위에서 웅장한 풍경을 만들어 내며, 남쪽과 서쪽지역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마치 탑을 이룬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월출산국립공원의 대표적 순환코스는 크게 두 개로 나뉘는데 하나는 천황사 쪽의 천황지구 순환코스로써 아찔한 구름다리와 험준한 사자봉을 거쳐 천황봉에 오르면서 광활한 영암평야와 아름다운 월출산의 경관을 볼 수 있다.

구름다리 아래로는 환상적인 경관이 펼쳐진다. 수없이 엉켜 서 있는 바위들은 하나하나가 자연이 깎아 놓은 조각 작품들이다. 거기에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까지 덤으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눈과 귀를 잘 열어 두고 걸어야 한다. 폭포 바로 위에는 ‘바람재’라는 푯말이 나온다. 이곳에 서면 월출산 최고 바위 전시장인 광암터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만 아쉬운 점은 겨울철 상습결빙으로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2월 24일까지는 구름다리~경포대 구간을 출입 할 수가 없다. 물론 천황사~구름다리, 바람폭포삼거리~구름다리 구간은 출입 이 가능하다. 이번 주말 산행을 떠날 분들은 천황사 코스로 잡으면 좋겠다.

천황봉 정상에서 바라본 구정봉(사진=국립공원공단)
천황봉 정상에서 바라본 구정봉(사진=국립공원공단)
마애여래좌상(사진=영암군)
마애여래좌상(사진=영암군)

 

광암터에서 등산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천황봉으로 통하는 바위굴이 압축해낸 장관에 굽이굽이 능선이 펼쳐지는 매력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이 천황봉으로 통하는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이다.

천황사지구에서 천황봉을 가기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통천문(사진=국립공원공단)
천황사지구에서 천황봉을 가기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통천문(사진=국립공원공단)

 

그렇게 해발 809m 월출산 최고봉인 청황봉에 올라서면 그야말로 멀고 가까운 주변의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기 동쪽 아래엔 우뚝 솟은 사자봉의 우람한 봉우리가 보이고 소백산맥의 여맥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감동을 선사한다. 천황봉에서 내려다보는 구정봉까지 능선에 펼쳐진 아기자기한 바위들의 모습과 향로봉 능선의 굴곡진 흐름은 그저 아름다울 따름이다.

도갑사가 있는 도갑지구~경포대지구를 통해 천황봉으로 산행 할 경우 도갑계곡에 넘쳐나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고 삼림욕을 즐기면 좋다. 그 계곡 따라 걷다보면 특히 가을날에는 미왕재 억새꽃이 장관을 이룬다. 구정봉의 서북쪽 암벽에서는 또 하나의 걸작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암벽을 깊게 파서 불상이 들어앉을 자리를 만들고 그 안에 높이 8.6m의 거대한 불상을 만들었는데 이름하여 마애여래좌상이다.

불상은 섬세한 옷 주름과 무게감과 탄력성, 박진감을 갖췄다. 전반적으로 안정감과 장중한 인상을 주면서 섬세하고 정교한 조각기법이 돋보인다. 반면 신체에 비하여 비교적 큰 얼굴과 너무 작게 표현된 팔 등에서 불균형한 비례와 경직된 표현은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작품을 짐작케 한다.

마애여래좌상에서 돌 계단식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면 옛 용암사의 절터인 용암사지가 나온다. 절터엔 식수로 사용하는 맑은 샘이 있다.

천황봉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는 육형제 바위(사진=국립공원공단)
천황봉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는 육형제 바위(사진=국립공원공단)

 

구정봉은 금수굴과 동석의 전설을 더해 월출산에서 가장 이야깃거리가 많은 봉우리로 꼽힌다. 바위틈을 통해 높이 10여 척이나 되는 정상에 오르면 20여 명 가량이 쉴 수 있는 평평한 바닥에 아홉 개의 웅덩이가 패어 있어 구정봉이라 부른다. 이 웅덩이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신비감을 더한다.

구정봉으로 부터 북서쪽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솟아있는 거대한 암석 봉우리 2개. 오른쪽 암석의 허리엔 반달 모양의 돌이 받침대 위에 떨어질 듯 서 있다. 영암읍에서 보면 기도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구정봉에서 바로 올려다보면 향로봉이다. 월출산 제2 고봉으로 봉우리의 남동쪽에는 2개가 나란히 붙어있는 입석상이 있다.

이 밖에 월출산 산행에서 가볼만한 코스는 월출산 등반 입구인 관리사무소 쪽으로 올라가지 않고 왼쪽 길로 가다 보면 사자저수지에서 만나는 누릿재폭포이다. 물통거리골의 물이 흘러내려 마지막 지점에 도달해 이루어진 높이 3m 정도의 조그만 폭포이다. 위장병, 피부병, 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어 단오날 등 여름철에 주변 동네는 물론이고 멀리 강진에서도 물을 맞으러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조그만 폭포이지만 주변 숲과 함께 청량한 기운이 감도는 곳으로 시원한 물맞이를 그만이다.

천황지구 바람골 계곡에 위치한 바람폭포는 가뭄에도 식수가 내리는 곳이다. 골바람에 높이 15m 폭포수가 흩날린다. 바로 밑에 석간수가 나오는 식수터가 있다. 바람폭포를 넘어서면 물을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반드시 수통에 물을 가득 담은 후 정상을 향한 발걸음에 내딛어야 한다.

월출산국립공원 천황지구에 국내유명 작가 20여 명의 작품으로 꾸며져 있는 월출산 조각공원이 있다. 월출산의 비경인 사자봉, 매봉, 장군봉의 우람한 바위봉우리를 배경으로 조성된 조각공원은 월출산 산책로를 따라 5,000여㎡ 부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이 빚어낸 예술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이다.

조각공원을 지나 통나무집에 도착해 산행을 시작하면 왼쪽에 영암아리랑 노래비가 있고 당쟁에 휘말려 보길도로 유배를 가던 윤선도가 “월출산 높다더니 미운 것이 안개로다. 천황 제일봉을 일시에 가리니, 두어라 해 펴진 후면 안개 아니 거두리”라고 읊조리며 간신들을 원망하는 시가 새겨진 시비가 세워져 있다.

또, 기찬묏길은 지상의 기(氣)를 모아 하늘로 솟구치는 형국의 월출산 기슭을 따라 조성된 숲길 걷기코스로써 물, 바위, 백반석이 조화를 이룬 숲길이다. 총 길이 5.5km로 피톤치드가 풍부한 월출산 피톤치드 숲길 걷기도 또 하나의 여행 맛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자세한 문의: 국립공원공단 월출산사무소(061-473-5210) 영암군 문화관광과(061-470-2311, 061-470-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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