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강급자들에게 올 시즌 겨울은 유독 춥게만 느껴지고 있다. 예년과 같으면 특선급에서 우수급으로, 우수급에서 선발급으로 내려온 선수들은 시속에서나 기량면에서 기존 등급 선수들을 압도하며 곧장 상위등급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곤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특별승급은 고사하고 입상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상향평준화 된 선수들의 기량도 기량이지만, 대진방식 변경(금요일 독립대진 시행)으로 금요일 비슷한 기량의 선수가 편성되는 부분도 일조하고 있다. 예상지 명품경륜 승부사 수석 기자 이정구 기자와 함께 강급자들의 현주소를 분석해보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살펴봤다.

우선 모든 강급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회차에 불과한 성적표이긴 하나 우수급의 윤현구, 박종현, 권정국 선수는 모두 우승 혹은 준우승을 차지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이 세선수가 선전하는 비결을 살펴보면 모두가 선행, 젖히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윤현구는 특선급 한회차만 뛰고 곧바로 강급되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창원 4회차 경주에 출전해 선행, 젖히기로만 3연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시속면에서도 타선수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다시 한 번 특선급 재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반면 그 외 강급자들은 모두 연속입상 행진이 전무한 상태다. 특히 선발급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 과거 선발급을 주름잡았던 정동완은 지난 광명 1회차 경주에서 우수급에서 보여줬던 끌려다니던 모습을 선발급에서도 버리지 못하고 마크에만 안주하다 3착, 2착, 5착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임 섭, 임형윤 역시 첫날과 예선전인 둘째날에 모두 고전했고 강자가 빠진 일요경주에서만 우승을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우수급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첫회차를 순조롭게 풀어갔던 송현희는 광명 4회차에 출전해 첫날 3착하며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급기야 다음날엔 태만실격까지 당하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이뿐 아니라 최성국, 노태경, 박지영, 황준하 등도 첫날과 둘째날엔 선전했다가 결승전에서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두가 인지도를 앞세워 짧게 승부를 보려다 앞쪽 시속을 넘어서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륜전문가들은 최근의 양상이 강급자 탓만 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한다. 23기 신인들의 반란 아닌 반란이 강급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데, 신인들이 쌩쌩한 다리를 무기로 선배들의 인정 속에 선발, 우수 가릴 것 없이 막강 화력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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