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자 커제 9단(중국), 우승자 박정환 9단(한국), 3위 이리치키 료 8단(일본)이 시상식 후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사진=시나닷컴 제공)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중국이 주최하는 하세배 한중일바둑대회에서 중국 랭킹 1위인 커제 9단을 꺾고 한국에 첫 우승컵을 안겼다. 7일 중국 베이징 CC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8 CCTV 하세배 한ㆍ중ㆍ일 바둑쟁탈전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이 중국의 커제(柯潔) 9단에게 184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정상에 오르면서 동시에 우승 상금 1억 3800만원을 획득했다.

3인 역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5일 1국에서 박정환 9단이 일본의 이치리키 료 8단에게 19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에 선착했다. 1국 패자 이치리키 료 8단과 역시드자 중국의 커제 9단의 준결승 대국에서 커제 9단이 승리하며 한ㆍ중 1위간의 결승 대국이 성사됐다.

우승을 차지한 박정환 9단은 "과정으로 볼 때 비교적 만족스럽다. 비록 약간의 실수를 했지만 속기이다보니 완전한 실력발휘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중국 바둑팬들은 커제가 우승하길 바랬을 것인데 약간 실망스러웠을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이 이미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에 한국이 처음 우승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국 전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밝혔던 커제 9단은 "오늘 제대로된 바둑을 두지 못했다. 초반 위쪽에서 손실이 컸다. 우상에서 여러차례 초읽기에 몰려 어떻게 둬야 할지 몰랐다. 좌변에서도 처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젖히고 바꿔치기를 했으면 실전이 좀 달라졌을 것같다. 상대의 그 호구를 보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한ㆍ중 최정상 기사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결승대국은 박정환 9단의 완승이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안형준 4단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박정환 9단이 우변(백 64수) 흑 진영에 침투하며 앞서나가게 됐다”면서 “커제 9단의 패착(흑 119수)이 나온 이후 박정환 9단이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줘 완승을 거뒀다”고 평했다.

박정환 9단은 이날 승리로 전기 대회 준결승에서 아픔을 안긴 커제 9단에게 설욕하며 6승 6패였던 상대전적을 7승 6패로 벌리게 됐다. 이번 대회는 1수당 30초 초읽기와 고려시간 1분 10회가 주어지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승 상금은 80만 위안(약 1억 3800만원), 준우승 상금은 40만 위안(약 6900만원), 3위 상금은 20만 위안(약 3400만원)이다.

이 대회는 중국 국내기전으로 열리다 2014년부터 한ㆍ중ㆍ일 초청전으로 확대됐으며, 2014년 중국의 스웨(時越) 9단, 2015년 중국의 퉈자시 9단, 2016ㆍ2017년 중국의 커제 9단이 우승해 중국이 4회 우승했고 한국의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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