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월드컵에 출전해 11위를 기록했던 돌콩(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지난 31일(일) 사상 최초로 ‘두바이 월드컵’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룬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코리아컵’을 통해 경마 강국에 도전한다. 아랍에미리트(이하 UAE)가 ‘두바이 월드컵’을 통해 경마 강국이 됐듯이, 한국도 세계적인 경마 시행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올 가을 대규모의 국제 경마 대회를 개최 준비 중이다.

UAE는 ‘두바이 월드컵’을 통해 경마가 단순히 경마 팬들을 위한 대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국가적 명성을 올리고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UAE는 경마를 석유 고갈에 대비한 경제적 돌파구로 삼고 전략적으로 투자했다. 종교상의 이유로 베팅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발매 매출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1996년부터 ‘두바이 월드컵’을 개최하며 매년 상금으로만 수백억 원을 쏟아 붓는다.

결과적으로 UAE는 서양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경마를 이용해 두바이를 전 세계에 알렸다. ‘두바이 월드컵’은 올해 24번째 개최로 비교적 신생 이벤트에 속하지만 평균 112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브리더스컵’, ‘켄터키더비’, 호주의 ‘멜번컵’과 함께 세계 4대 경마축제로 꼽힌다.

‘두바이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 동안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이단’ 경마장과 250개 초호화 객실의 메이단 호텔이 꽉 찬다. 자국의 방송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ABC 방송이 중계하며, 각종 외신이 두바이 관련 기사를 쏟아낸다.

두바이 레이싱 클럽 경마 이사 프랭크 가브리엘은 “1996년 두바이 월드컵을 처음 개최하며 두바이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했다. 그 결과 관광업이 최소 30% 성장했다.”고 밝혔다. UAE는 ‘두바이 월드컵’으로 끌어올린 국가 명성을 이용해 2000년대에 공격적인 해외 투자 유치와 관광업 개발에 나서며 국민소득 4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발돋움 했다.

이런 예는 비단 UAE 뿐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모이는 호주의 경마 축제 ‘멜번컵’은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막대한 경제적 부를 창출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축제 기간 동안 관광업, 교통·숙박업, 패션사업 등 전 분야에서 4억 4450만 달러(한화 5천억 원)의 경제 이득이 발생했다. 해외 방문객이 전년 대비 2.1% 늘어났으며 2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멜번컵’을 개최하는 호주 빅토리아 레이싱 클럽의 아만다 엘리엇 회장은 “‘멜번컵’을 통해 경마가 호주에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여타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스포츠 이벤트를 국가 홍보에 이용하는 것은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하다. 한국도 88 서울 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이 같은 효과를 몸소 경험했다. 이제는 한국 경마의 차례다.

한국마사회는 2016년부터 세계 각국의 우수 경주마를 초청해 국제경주 ‘코리아 스프린트’와 ‘코리아컵’을 개최하며 세계 경마계에 뛰어들었고, 이미 경제적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 2014년 2개 국가로 시작했던 한국 경마실황 수출 사업은 ‘코리아 스프린트’와 ‘코리아컵’ 개최 후 크게 늘면서, 지난해에는 전 세계 경마 매출액 순위 TOP 5 에 해당되는 홍콩, 미국, 호주와 경마종주국인 영국을 포함한 총 13개국에 한국 경주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해외 매출액은 매년 15% 이상씩 지속적으로 늘어 수출 시작 5년 만에 연 721억을 돌파했다. 해외 매출액은 해외에 수출된 한국 경주에 대한 발매 매출이며, 한국 경마에 대한 인지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한국마사회는 조직개편을 통해 분산되어 있던 국제경주, 경주 수출, 해외종축 사업 부서를 합쳐 해외사업단을 꾸렸다. 관련 역량을 한 데 모아 시너지 효과로 한국 경마의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특히 오는 9월 8일(일)에 열리는 제4회 ‘코리아 스프린트’, ‘코리아컵’ 두 경주의 총 상금을 기존 17억에서 20억 원으로 증액하며, 역대급 규모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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