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국내 낙엽송 환경 적응 높고 보존 가치 높아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산불과 2005년 4월 같은 날 한밤중에 일어난 산불지역의 공통점은 송진을 함유한 소나무 등 침엽수 숲이었다. 이로 인해 천년고찰 낙산사를 삼키고 주변에 많은 산림을 태운지역들이 똑 같이 산불피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산림복구사업에 막대한 시간과 예산을 투입해야 했다.

낙산지구는 사찰복원과 연계하여 진입로변에는 층층나무, 피나무, 배롱나무 등 낙엽활엽수림을 시공하고 산책로, 생태관찰로 등 자연방화선을 만들어 소나무 대경목 이식으로 침활엽수의 혼효림을 조성했다.

낙엽송숲길

 

이런 가운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구조재, 집성재 등 건축재로서 수요가 매우 높은 목재 자원인 낙엽송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하여 국내 주요 조림지를 대상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연구한 결과 원산지인 일본만큼 우수한 사실을 밝혔다.

낙엽송은 본래 잎갈나무 종류를 흔히 부르는 이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일본잎갈나무’를 가리킨다. ‘일본잎갈나무’는 일본 후지산 지역의 자생수종으로 우리나라에 1904년 처음 도입된 이후, 상당히 많은 지역에 조림이 이루어졌다. 현재 국내 낙엽송 숲의 면적은 2018년도 기준, 27만 2,800ha으로 여의도 면적의 325배이다.

낙엽송숲

 

이는 우리나라 자생하는 소나무와 해송을 합친 156만 2,843ha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규모이다. 축적된 나무의 양은 4,687만 137m3로 소나무와 해송을 합친 2억 8,421만 3,014m3에 이어 역시 두 번째로 많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무주, 봉화, 강릉 등 국내 낙엽송 조림지 10곳의 유전적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최대 0.778(평균 0.706)로 기존에 원산지인 일본 낙엽송에서 보고된 최대 0.762(평균 0.742)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유전자 다양성은 ‘1’에 가까울수록 높은 값을 의미함).

낙엽송 새싹

 

유전적 다양성(genetic diversity)은 생물종이 기후변화나 다양한 생육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나무의 조림과 육종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조건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나무가 아니고 외국에서 도입된 나무의 경우 원산지와 비교해서 유전적 다양성이 낮고 우수한 유전자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낙엽송이 외국에서 도입된 수종이기 때문에 유전자 다양성이 매우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왔으나,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낙엽송 조림지의 유전자 다양성이 원산지인 일본과 비교하여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어떤 환경에도 잘 적응해 식재 범위가 넓으며, 건강하게 빨리 자라기 때문에 우수한 목재를 얻을 수 있어 경제수종으로서의 가치도 높아진다.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이제완 박사는 “낙엽송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유전자를 제공 받은 종자가 도입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국내 낙엽송 조림지가 유전적으로 우수한 만큼 우수 자원을 선발하거나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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