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비아지 상류 갈대군을 공략해 마릿수 월척을 뽑아낸 정준 황금무지개 회장(사진=월간낚시21 제공)

여러 붕어낚시 동호회들의 시조회 행사로 지난 3월 물가는 매 주말 꾼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얄궂게도 주말이면 강풍이 불고 비와 우박이 쏟아진 3월이었지만 꾼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그 열정의 원초적 힘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산란 특수’.
나도 평소 눈여겨 둔 대형붕어 ‘한 방 터’를 찾아 4월 첫 출조를 나섰다. 광주광역시에서 가까운 전남 담양군 봉산면에 있는 비아지. 
비아지는 수면적 3만 3,000제곱미터(약 1만 평) 규모의 저수지로 배스 등 외래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상류 연안에는 갈대, 중류 연안에는 약간의 땟장수초가 깔려있다. 붕어낚시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 일단 낚이면 월척급 이상 대형붕어이기에 지금 시즌이 적기다. 실제로 비아지는 매년 봄 산란기와 늦가을이면 마릿수 대형 월척을 배출하고 있다.

동 틀 무렵 35cm급 확인

내가 비아지에 도착했을 때는 연안이 비어있었다. 초봄 물색이 마음에 들었다. 상류 두 개의 갈대군 안까지 깊이 들어가고 싶었으나 아쉽게 가지고 온 장비가 여의치 않다. 아쉽지만 깨끗하게 정비된 연안에서 대를 편다.
아직은 바람 끝이 차다. 미세먼지의 영향인 듯 시야가 좋지 않다. 수심은 1.2m. 채비를 내려보니 약간의 밑걸림이 있다. 그러나 크게 걱장 할 정도는 아니다. 나는 옥수수와 떡밥을 함께 써서 찌를 세운다.
어두워질 때까지 찌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찌불을 밝힌다. 고요한 수면을 깨는 물파장이 보인다. 물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 촉각을 곤두 세우고 찌를 응시한다.
그러나 결과는 밤새 ‘꽝’. 입질 한 번 받지 못하고 날이 밝았다. 밤새 지친 몸을 커피 한 잔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본다. 
그렇게 기다리던 첫 입질이 들어온다. 그런데 첫 찌올림을 본 나의 몸은 오히려 굳어진다. 한 마디 오르던 찌가 옆으로 슬슬 끌려간다. 동시에 낚싯대를 쥔 나의 손은 만세를 부른다. 
거세게 저항하는 붕어. 수초를 피해 낚싯대를 운영하며 녀석을 수면에 띄운다. 기대했던 씨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35cm급 월척이다.

4월 초 상류 갈대군에서 마릿수 입질

4월 첫 번째 금요일. 이번에는 정준 황금무지개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다시 비아지를 찾았다. 며칠 새 비아지는 많은 연안꾼들과 보트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의 꾼들은 상류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정준 회장 등 몇몇 꾼들은 상류 갈대군을 점령한 후 굵은 붕어를 마릿수로 뽑아냈다. 특히 수초지대를 공략한 정준 회장은 해 질 무렵부터 자정까지 여러 차례 강한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채비가 약했던 듯 번번이 랜딩에 실패. 좀 더 굵은 채비로 바꾸고 나서야 비로소 마릿수 월척 손맛을 봤다.
4월 초 현재 비아지는 포인트마다 조과 편차가 심한 편이다. 상류 갈대 섬 부근에서 가장 입질이 잦다. 지금 낚이고 있는 비아지 붕어는 전형적인 산란 전후 모습이다. 1차 산란은 끝이 났고, 지금은 2차 산란을 준비하는 듯 보인다. 2차 산란이 끝나는 5월 초순에 비아지 대형 월척들의 왕성한 먹이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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