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시장~아차산~수원화성~남문시장~소래포구~양평시장~여주남한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5월은 봄나들이의 절정 시기이다. 그렇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멀리 발길을 돌리기에는 부담스럽다. 반나절, 혹은 하루 정도 훌쩍 떠났다가 바람 쇠고 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지하철을 이용한 수도권 여행은 제격이다. 지하철역 주변에는 전통시장과 시골풍경을 체험할 수 있고 빌딩 숲을 벗어나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봄 꽃 등 식물과 눈높이를 통해 미세먼지 등 부담감을 훌훌 털고 바다를 향해 신선한 갯바람도 맞을 수 있다. 오일장이나 인근 맛 집에서 활력을 보충하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일까지 가능하다면 이만한 가성비 만점 여행 일정도 드물게다. 5월 지하철 타고 떠나기에 좋은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약재를 파는 경동시장

 

1호선 제기동역에서 내리면 동대문구 제기동, 용두동일대에 거쳐 있는 경동시장이 있다. 6ㆍ25 전쟁 이후 서울 사람들의 생활이 회복되면서 경기도 북부 일원과 강원도 일대 농민들이 생산하고 채취한 농산물과 채소, 임산물들이 옛 성동역과 청량리역을 통하여 몰려들었다. 이것들의 집산지로서 공간이 필요해 밭을 매립한 공지에서 장사를 벌인 곳이 경동시장의 역사이다.

서울경동시장은 동대문구 제기동, 용두동, 전농동일대 서울약령시, 경동신시장, 경동구시장, 경동빌딩, 한솔동의보감, 기타 유사시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흔히 ‘경동시장’이라고 부른다. 서울약령시에는 한약재 등이 주로 거래되고 재래시장으로 분류되는 광성상가, 경동신시장 등에서는 제수용품, 인삼, 벌꿀, 잡곡, 야채, 과일 등이 거래된다. 나른한 봄철에 몸보신하기 위해서는 한번쯤 들려보기에 좋은 전통시장이다.

5호선 광나루역에서 걸어서 15분, 아차산역에서는 25분 거리인 아차산은 양주일대 광경과 망우동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강남 너른 벌판, 성남과 광주에 걸쳐있는 남한산이 시야에 잡히는 곳이다. 도도히 흐르는 한강이 길게 누운 용처럼 희미한 안개 속에 있다. 이렇게 정상의 시원함과 막힘없이 탁 트이는 동서남북의 정경을 서울에서 볼 수 있는 곳도 드물다. 역에서 크게 힘들이지 않게 걷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생태공원의 매력이 아차산의 장점이다.

아차산 봄 풍경(사진=광진구)

 

걷기의 명소인 아차산 둘레길은 평강교애서 시작해 중곡지구(용마)까지 총 3.8㎞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심 속 힐링을 만끽하기에 좋은 아차찬 걷기여행에 나서보자.

1호선 인천부평역 주변에 위치한 부평종합시장은 가장 역사가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일제시기 부평역 일대에 인구가 늘면서 노점들이 들어섰고 골목시장이 형성됐다.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의 면모를 갖췄다. 인근에 미군부대가 들어서며 일명 도깨비시장(양키시장)으로 불리며 그 규모가 점차 커졌다.

1970년대부터 최고의 전성기를 맞으며 청과물도매시장이 생기고 인천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장을 보러 올 정도였다. 부평종합시장은 인천 최대 전통시장으로 고객의 방문이 많아 제품의 회전율이 높다. 그래서 보다 싱싱하고 풍부한 상품이 유통된다. 맛집도 많이 형성돼 있다. 대관령한우, 홍사초롱, 남촌칼국수, 계백수제갈비, 명가볼테기, 갈산칡냉면, 별미칡냉면, 비원 삼산점 등이 있다.

인근에 위치한 굴포천은 인천에서 가장 긴 하천이다. 비교적 깨끗하여 가볍게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또한, 넓게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는 주민들은 물론 다른 방문객들도 찾아오는 곳이다.

1호선 수원역에서 갈 수 있는 남문시장 ‘통닭거리’는 낮에는 수원화성 관광, 밤에는 수원 통닭거리를 방문하면 좋다. 수원에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한 거리이다. 유명 맛집으로는 진미통닭, 용성통닭, 남문통닭, 매향통닭, 장안통닭, 중앙치킨타운으로 수십 년 동안 통닭의 맛을 지키며 수원 통닭거리의 명성을 만든 일등공신들이다. 통닭거리와 함께 있는 소 곱창전문 입주집 또한 수원에서 곱창으로 명성이 높은 곳으로 4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통닭거리

 

수원화성은 방어 기능과 성벽 안에 갖추어진 4개의 성문을 비롯해 각기 다른 모양과 특성을 지닌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정조의 효심이 축성의 근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당쟁에 의한 당파 정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정치 구상의 중심지로 지어진 것이며, 수도 남쪽의 국방 요새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수원화성은 거중기, 활차, 녹로 등 신기재의 발명과 활용, 동서양 축성술을 집약한 축성방법 등 18세기 과학과 건축, 예술을 살필 수 있는 대한민국 성곽 건축사상 가장 독보적인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민국 으뜸 관광 명소’, ‘CNN선정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곳 50곳’, 2012 한국관광을 빛낸 ‘한국관광의 별’ 로 선정되는 등 한국 전통역사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소래포구

 

수인선 소래포구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소래포구는 인천의 대표적 어시장이다. 다양한 어종은 물론, 시끌벅적한 어시장이 함께 자리하며, 해산물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숙박시설이 있다. 주로 수도권 주민들이 당일 코스 관광지로 많이 찾는다. 가족, 연인, 친구 등 누구든 와서 즐겁게 놀 수 있는 포구이다.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고, 젓갈백화점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근처에 갈대숲 ‘소래습지생태공원’도 있어 도심 속 생태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세미원(사진=양평군)

 

중앙선 양수역에서 걸어도 10분이면 갈 수 있는 세미원은 연꽃과 수련을 비롯해 다양한 수생식물을 전시하는 거대 식물원이다. 5월 햇살과 함께 황매화, 복사꽃이 지고 난 불이문 담장에는 모란이 화려하게 피었다. 온대수련도 지난해보다 훨씬 많고 아름답게 피었다. 연잎은 모든 연밭에서 올라오는 중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한 달 뒤쯤이면 첫 연꽃을 볼 수 있을 것 이다. 연잎에 올라오는 연밭가에는 오색버들이 다채로운 빛을 발한다. 노란색, 보라색 꽃창포도 많이 올라왔고 요즘 포토스팟으로 인기가 좋은 양귀비도 피기 시작했다.

양평전통시장은 물 맑은 시장으로 통한다. 양평에서 생산되는 계절 채소와 과일, 용문에서 채취한 산나물 등의 농산물 판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접근하든 또는 여주에서 접근하든 양평으로 가는 길은 물길과 나란히 나 있다. 물길이 곧으면 길도 곧고 물길이 휘어지면 길도 휘어진다. 이렇게 강을 따라 가다보면 양근대교가 나오고, 그 다리를 건너면 양평 읍내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왼쪽을 바라보면 양평역이 있고 그 사이로 흐르는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다양한 먹거리 천국인 양평시장이 있다.

특히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200여 개의 노점이 펼쳐진다. 양평은 강원도에서 발원한 남한강, 북한강이 만나는 지역으로 예부터 물길을 이용한 교통 중심지였다. 강원도에서 수도 한양으로 가는 물품들은 양평나루를 거쳐야 했고 그렇게 오가는 물품들과 함께 장이 섰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교통편이 물길에서 육로와 기차로 바뀌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양평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찾아 양평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인근의 두물머리에 인접한 정약용 생가와 용문산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도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잔칫날 손님이 모여들 듯 시장으로 모여든다.

여주 남한강 세종대교

 

경강선 여주역에서 세종대왕 관광순환버스를 타고 여주시내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유채꽃이 풍성한 여주보, 이포보, 신륵사, 세종대왕릉 등을 지나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조선시대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황포돛배를 재현한 황포돛배유람선 여행도 좋다. 황포를 돛에 달고 그 바람의 힘으로 물지를 수송하였던 배이다. 여주는 국토의 대동맥을 연결하는 한강의 상류지류인 남한강을 끼고 있는 고장으로서 조선시대 4대 나루 중 이포나루와 조포나루 2곳이 있었을 정도로 서울과 중부권을 연결하여 주는 중요한 수상교통 중심지였던 곳이다.

여주 도자기체험여행도 추억거리 중 하나이다. 도자기 공정 과정도 체험하고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초벌이 완료된 기물 위에 덮여 자신만의 도자기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도자기 흙 중에 백토만을 사용해 기물을 만들고, 충분하게 건조과정을 거친 후 800도로 1차 소성을 거친 기물 위에 세라믹 펜과 안료를 사용하여 본인이 재미난 그림, 간직하고 싶은 글귀나, 나만의 메시지를 표현하시면 된다.

여주 허수사 해초쌈

 

맛집으로는 남한강변에 있는 허수사는 모둠회정식이 인기다. 광어, 우럭,연어, 세꼬시가 두툼하게 나오는데 여기에 해초쌈과 함께 먹으면 별미이다.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여주 천서리막국수도 제철음식으로 좋다. 15년 넘게 오리를 키워온 오리농장 주인이 운영하는 부부농장가든은 유황오리전문점이고 여주 그늘집은 어복쟁반으로 유명하다.

저작권자 © 리빙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