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고양이의 비밀(문학동네), 눈물이 보태어도 새상은 아름다워집니다(보광출판사)

△ 장수 고양이의 비밀(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344쪽)

“왜 굳이 100킬로미터 레이스를 해야 하느냐고 누가 물으면 솔직히 대답이 궁하다. 아니, 한마디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그래도 굳이 단순하게 언어화하면 역시 ‘호기심’이라는 말밖에 없을 듯하다. 100킬로미터를 달린다는 게 대체 어떤 일일까, 나도 할 수 있을까.”

장수 고양이의 비밀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20세기 말에 남긴 에세이가 국내에 다시 나왔다.

도서출판 문학동네가 꾸준히 펴낸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네 번째 시리즈 ‘장수 고양이의 비밀’.

1995~1996년 ‘주간 아사히’에 연재된 에세이 60여 편을 모은 수필집이다.

이 시기는 하루키가 ‘노르웨이의 숲’과 ‘태엽 감는 새’로 인기와 문학적 성취를 함께 거머쥔 이후다. 따라서 세계적 밀리언셀러 작가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던 하루키의 당시 생각과 생활을 엿본다.

당시 몇 년간 일본을 벗어나 유럽과 미국에서 살던 그는 관조적 시각에서 일상을 관찰하고 독자에게 솔직히 고백한다. 인기 소설가로 도약했음에도 문단에선 비주류로 취급받던 고민도 털어놓는다.

마라톤 대회 참가 경험을 거론하며 달리기에 대한 애정을 틈틈이 드러내고 반려 고양이 ‘뮤즈’를 세심히 살피며 ‘작은 행복과 성취’의 기쁨을 말한다.

무려 20여 년 전 이야기지만 이른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말이 유행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어필할 하루키만의 개인주의적 감성이 물씬 풍긴다.

하루키 친구인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린 삽화는 따뜻하고 정겨워서 글의 풍미를 한층 돋운다.

 

△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보각, 불광출판사, 336쪽)

국내 불교 사회복지 분야의 개척자, 35년간 강단에서 제자 승려들을 길러낸 교육자, 중증장애아동 시설과 노인요양원을 만들어 현장 봉사를 벌인 실천가, 불교계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며 모은 30억원을 고스란히 기부한 무욕의 승려.

눈물만 보태어도...

 

보각스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가 정든 강단을 떠나면서 책 한권을 선사했다. 붓다의 출생에서 출가, 성도, 열반, 가르침을 선사들의 경구를 인용해 쉬운 말로 풀었다. ‘불교는 무엇일까’,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푸는데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실마리다.

저자는 삶의 가장 큰 목적은 나와 타인을 향한 자비에 있고, 그 자비를 실천할 때 마침내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자비를 잘 모릅니다. 용수 보살이 ‘대지도론’에서 자비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자(慈)’를 ‘여락(與樂)’ 즉,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라 하고, ‘비(悲)’는 ‘발고(拔苦)’ 즉,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합니다. 자비가 실천되지 않으면 무자비해집니다. 달라이 라마 스님도 ‘나의 종교는 친절이다’고 하잖아요. 세월이 갈수록 남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는 자비에 대한 실천의지가 부족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331쪽)

저자는 현재 사회복지법인 자제공덕회 이사장, 전남 강진 백련사 주지를 맡고 있다. ‘불교사회복지사상사’, ‘불교사회복지 개론’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 수십 편을 발표하며 불교사회복지학 연구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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