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STOP! 대숲 피톤치드농도 도심7배↑

“바람은 구름을 몰고/구름은 생각을 몰고/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고/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밤 깊어 대숲에는 후둑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나태주, ‘대숲 아래서’ 중)

대숲은 나를 반추하기에 제격이다. 사색의 공간으로 그만이다. 임진왜란 때 섬과 산골에서 사는 우리 조상들은 대나무를 무기로 삼아 왜적에 맞서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궁핌하던 시절에 죽순과 대나무밥 등 대나무를 활용해 의식주를 해결하기도 했다.

대나무숲

 

그런 우리네 삶이 아늑하고 절절하게 배인 대숲으로 가자. 미세먼지와 일찍 찾아온 더위를 피해 대숲으로 가서 건강과 마음을 치유하자. 시원한 바람이 부는 대나무 숲의 피톤치드 농도는 도심보다 7배 높고, 건강 증진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편백 숲의 피톤치드 농도 못지않게 산림치유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정부혁신 사업인 ‘산림휴양’과 ‘산림복지’ 연구의 일환으로 대나무 숲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 농도를 측정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진주시험림 대나무 숲에서 측정한 피톤치드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하루 평균 3.1μg(마이크로그램)으로, 편백 숲 4.0μg/㎥보다 약간 낮은 농도였고, 소나무 숲(2.5μg)보다 높았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만들어 살균작용을 하는 휘발성 및 비휘발성 화합물의 총칭이며, 산림환경에는 주로 휘발성의 형태로 존재하여 호흡기나 피부를 통하여 인체에 흡수되고 있고, 항염, 향균, 살충, 면역 증진, 스트레스 조절 등 인체에 다양한 건강 증진의 효과를 주고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 분석팀 자료에 따르면, 진주시험림 대나무 숲의 중요 피톤치드 인자는 알파피넨(α-Pinene), 미르센(Myrcene), 시멘(Cymene)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노테르펜의 일종인 알파피넨은 피로회복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르센의 경우 항산화 효과, 시멘은 진통, 항염, 구강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전해지고 있다.

담양 대숲

 

남부권역에 주로 자라는 대나무의 전체 면적은 현재 약 2만 2천ha에 달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주변의 대나무 숲으로 힐링 여행을 떠남은 다른 어떤 여행지에 비해 손색이 없어, 대나무 숲 체험과 연계된 치유와 문화 공간으로서도 효용가치가 높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손영모 소장은 “대나무 숲은 예로부터 학자들이 ‘죽청풍자훈(竹淸風自薰) 즉, 대나무가 푸르니 바람이 절로 향기롭다고 하여 정신적인 지지처로 삼았을 만큼 정서적, 문화적 가치가 높았다”라며 “대나무 숲의 다양한 효용과 가능성을 발굴하여 문화, 경제적인 산림자원으로서 대나무의 가치를 높여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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