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원산도 세계 5번째 긴 해저터널...남해~여수 해저터널도 추진

세계 대표적인 해저터널은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 해저터널은 53.9㎞,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영불터널도 50㎞이다.

한일터널이 한 때 구상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규슈에서 한반도를 통과하는 ‘동아시아 종단 철도’에 대한 구상에서 비롯됐다. 부산을 기점으로 서울~단둥~만주~선양~베이징~ 난징~하노이~사이공~프놈펜~말레이반도까지 약 1만㎞의 노선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함으로써 무산됐다. 1980년대 한일 해저터널을 건설 논의가 일었으나 반일감정으로 인해 유야무야됐다.

터널 단면 조감도

 

통영해저터널은 통영과 미륵도를 연결한 터널이다. 1931년부터 1932년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만들어진 동양 최초 해저터널로 길이 483m, 너비 5m, 높이 3.5m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어민의 이주가 늘면서 이동의 편리성을 위해 만든 것이다. 양쪽 바다를 막고 바다 밑을 파서 콘크리트 터널을 만들었다. 일본은 끝없이 한반도를 거쳐 지구촌을 잇고 싶지만 한일감정으로 그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해저터널이 또 다시 거론된 데는 국토교통부가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원산도를 잇는 국도77호선 보령-태안 건설공사의 보령해저터널(L=6,927m)을 관통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보령 해저터널은 상·하행 2차로 분리터널로서 지난 2012년 11월부터 보령 및 원산도 방향에서 터널 굴착공사를 본격 착수하여 상행선(원산도 방향)은 2월 20일 관통한 바 있으며, 이번 하행선(보령방향)을 6월 10일 관통함으로서 7년여 만에 양방향 굴착을 모두 완료했다.

보령 해저터널은 육상구간에서 일반화된 NATM공법을 적용했으며 완공 후에는 도로 해저터널로는 세계 5번째로 긴 터널이다.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공법이란, 터널을 굴진하면서 기존 암반에 콘크리트를 뿜어 붙이고 암벽 군데군데 죔쇠를 박으며 파 들어가는 공법이다. 우리나라는 육상과 해상 할 것이 없이 남다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다리 건설 하나로만도 건설 될 때마다 최초, 신기술공법 등을 이유로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을 정도이다.

세계 해저터널 길이 순위는 일본 동경아쿠아라인(9.5km), 노르웨이 봄나피요르드(7.9km), 에이커선더(7.8km), 오슬로피요르드(7.2km), 한국 보령터널(6.9km) 순이다.

특히, 해저 장대터널(L=6,927m)을 양쪽에서 굴착하여 중간지점에서 관통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행선 관통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하행선도 정확히 중심선을 맞춰 관통하는 성과를 이뤘다.

터널 수중 조감도

 

국내 최장의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은 화약발파 등 대다수의 공종이 해수면 아래에서 이루어져 공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철저한 사전조사와 안전관리로 안전사고 없이 터널을 관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공사 시공과정에서 바닷물 유입에 따른 위험을 배제하기 위하여 막장에서 단계별로 TSP탐사(전방 200m), 선진수평시추(전방 50∼100m), 감지공(전방 20m) 작업을 시행하고 차수그라우팅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지질불량 구간에 대해서는 방수문을 설치하고, 근로자 작업환경 확보를 위한 복합가스·조도 측정, 안전관리를 위한 CCTV, 통신중계기, 비상 전화·조명, 응급구조체계 구축 등 안전관리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보령-태안 도로건설공사는 국도77호선 미 개통구간인 충남 보령시 신흑동에서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14.1㎞)까지 총사업비 6,879억원을 투입하여 2021년 말 개통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며, 보령해저터널이 포함된 대천항∼원산도 구간(8.0㎞)은 2021년 말, 해상교량이 포함된 원산도∼안면도 구간(6.1㎞)은 2019년 12월 각각 개통할 계획이다.

보령-태안 도로건설 공사가 완료되면, 태안 안면도와 보령 대천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서해안 관광벨트 구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원산도 등 도서지역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통 시 사업효과는 당초 75km 구간에 90분이 소요되는 것이 14.1km 거리를 10분에 이동이 가능해 60.4km, 80분의 절감 효과가 있다.

보령-태안 도로건설공사 위치도

 

한편, 부산에서 목포를 거쳐 경기도 파주까지 남해안과 서해안 해변을 따라 연결되는 국내 최장 국도인 국도 77호선 중 바닷길로 끊어진 구간이 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남해군 서면과 여수시 삼일동을 연결하는 5.93km 도로로 남해안권 관광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구간이 연결되면 여수에서 남해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던 소요시간이 10분 이내로 단축된다.

이 사업은 남해안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지역균형발전과 동서화합 등 국토의 효율적 이용으로 낙후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창출될 수 있도록 국토부 제5차 국도 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21~‘25) 반영을 위해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국토의 길이 지상으로 해상으로 속속 뚫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첨단기술의 우수성과 경제적 여건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길은 삶의 소통 통로이자 문명의 가속도를 가늠한다. 길은 경제성장의 잣대이다. 길을 개척 할 줄 아는 민족은 흥했고 그렇지 못한 민족은 망했다. 해저터널은 이러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작권자 © 리빙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