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과학조사선 탐구 3호 17일간 대형고래 찾으러 출항

한때 동해는 고래의 천국이었다. 그러나 일본, 중국 등에서 남획하는 바람에 서서히 개체수가 줄었다가 최근에는 그 수가 회복 중에 있다. 서해 또한 고래의 바다로 유명했으며 일제강점기의 백령도, 어청도 포경기지로 중요한 지역이었지만 해방 전후 대형고래가 줄면서 포경산업이 활성화 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래사냥이 불법이지만 일본은 ‘전통과 고래 연구라는 미명 아래’ 일본법상 합법적으로 무자비한 포경(돌고래 포함)을 현대까지 계속하고 있다. 2014년 호주와 뉴질랜드의 항의 및 국제법 제소로 잠잠해지나 싶었지만, 위에서 말한 전통과 고래 연구라는 구실로 포경을 접을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과학조사선 탐구 3호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 한반도 해역에 서식하는 고래에 관한 목시(目視) 조사를 지난달 29일부터 14일까지 17일간 시행했다.

고래 목시 조사는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0년째를 맞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울릉도·독도 주변의 동해 중앙부까지 확대했다. 특히, 이번 조사를 마지막으로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한반도 고래연구의 목시 조사선으로 큰 활약을 했던 수산과학조사선 탐구 3호(369톤, 1992년 진수)가 퇴역할 예정으로 더 큰 의미가 있다.

탐구 3호는 지난 20년간 총 78회의 목시 조사를 수행하여 12종의 고래들을 발견했는데 대형고래류인 밍크고래와 소형고래류인 참돌고래, 낫돌고래(동해)와 상괭이(서해, 남해)가 우점종(優占種)임을 확인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동해는 예부터 고래들이 많이 서식하여 ‘경해(鯨海)’라고도 불렸다. 고대부터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고래들이 살았는지를 울산 반구대암각화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18~20세기 초반의 미국 포경선의 항해일지 자료에 따르면 동해는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귀신고래가 무리를 지어 서식했던 곳으로 기록돼 있다.

그동안 수산과학원이 수행한 동해 고래 목시 조사에서 향고래(2004, 2015, 2017)와 범고래(2001, 2015, 2017) 등 대형고래 무리가 드물게 목격되기도 했다.

과거 우리바다에 많이 서식했던 북방긴수염고래, 귀신고래, 참고래 등은 목시 조사기간 동안에 발견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2015년 남해 담치양식 줄에 걸린 북방긴수염고래가 구조되어 1974년 이후 우리바다에서 40년 만의 발견으로 기록된바 있다.

북방긴수염고래는 몸길이는 18m에 이른다. 땅달막한 체형에 등지느러미가 없다. 머리가 체장의 1/3∼1/4에 이를 정도로 크고 윗 턱에 있는 수염판 길이가 길어 긴수염고래라 불린다. 이 덕에 아랫입술은 높은 아치를 만들며 솟고 윗 턱은 좁아 보인다.

사냥하기 좋은 고래라는 의미로 ‘right whale’이라 불렸다. 19세기 미국, 프랑스 등 서구 열강이 26,500-37,000마리의 북방긴수염고래를 동해에서 잡았고 특히 1840년부터 10년간 이 중 80% 가량을 잡았다. 1911년 이후로는 단 한 마리의 포경 기록만 있다. 현재 북방긴수염고래는 전세계 250마리 정도로 추정되고 IUCN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귀신처럼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귀신고래’는 지난 2월의 보호해양생물로 선정됐다.

귀신 고래

 

귀신고래는 최대 길이가 16m, 최대 무게가 45톤에 달하는 대형 포유류로, 몸 전체가 회색 또는 암회색을 띠고 있어 영미권에서는 ‘회색 고래(Gray Whale)’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귀신고래는 예로부터 포경선이 추격하면 신출귀몰하게 사라지는 ‘바다의 신비한 영물’로 알려져 있었다. 귀신고래는 북태평양에만 분포하며, 종류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서부계군과 미국 연안에서 관찰된 동부계군으로 나뉜다. 1912년, 미국 생물학자 앤드루스가 울산에서 귀신고래를 발견하고 학계에 최초로 보고하면서 서부계군 귀신고래는 ’한국계 귀신고래’로 불리게 됐다.

귀신고래는 매년 겨울이 되면 번식을 위해 따뜻한 남쪽바다로 이동하는데,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철이면 동해 앞바다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귀신고래를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말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하여,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1977년 1월 울산에서 관찰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참고래는 몸길이가 23m에 이르는 대왕고래 다음으로 큰 고래이다. 주둥이가 뾰족하고 큰 등지느러미는 갈고리처럼 40도 정도 휘어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체색이며 턱, 가슴 복부, 꼬리지느러미까지 아랫면은 흰색이다. 아래턱의 오른쪽은 흰색, 왼쪽은 검은색으로 비대칭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해상에서는 대왕고래, 보리고래, 브라이드고래와 혼동하기 쉬운데 머리모양, 체색, 등지느러미 형태 등으로 구분한다. 머리 좌우 다른 아래턱의 색이 특징이다.

‘진짜 고래’라는 의미로 우리말로는 참고래라 불리는데 긴수염고래의 영명인 right whale이 인터넷에서 참고래로 번역되어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이 1911년–1944년 간 4,978마리, 해방 후 우리나라가 1986년 상업포경의 종료 전까지 참고래가 921마리를 잡았다. 최근 20년간 우리 바다에서의 발견 기록은 없고 7차례의 혼 획 기록만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고래 보호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고래 보호활동의 성과뿐만 아니라 역사 속에서 사라진 다양한 고래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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