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암 치료 근거 없다. 쇼핑몰 불법 유통” 경고

여름 과일 중 살구는 연한 황색, 황적색을 띤다. 자두는 황색, 적자색으로 익는다. 자두는 살구보다 비타민 C의 함량이 높다. 자두와 살구를 교배한 신품종 과일이 플럼코트라는 과일이다. 자두보다 항산화 물질이 4배가량 더 높다. 다른 과일에 비해 재배 면적 대비 수익이 높고 병해충에도 강하다.

살구와 살구 씨앗(사진=리빙TV DB)

 

살구는 생으로 먹거나, 잼, 통조림, 건살구 등으로 가공된다. 덜 익은 열매는 몸에 좋지 않다. 살구는 야맹증 예방에 좋다. 비타민 A가 많기 때문이다. 혈관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미용에도 좋다. 살구씨에는 올레인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지방이 많다. 항산화 효과도 있다. 베타카로틴, 퀠세틴, 가바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여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살구의 씨는 행인이라 하여 한약재로 많이 이용한다. 씨앗은 기름을 짜서 먹거나 약으로 쓰고 피부미용에도 좋지만 독성이 있어서 전문가 손길이 필요하다. 즉 살구 씨는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잘 먹으면 약이 되지만 잘못 먹으면 독약이 되는 것이다. 살구씨를 다량 섭취할 경우 아미그달린(Amygdalin) 성분에 의한 시안화중독으로 구토, 간 손상, 혼수, 사망에 이르는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살구씨를 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아미그달린이란 살구, 복숭아 등의 핵과류 씨앗에 있는 시안배당체로서, 효소에 의해 독성성분인 시안화수소(HCN)로 분해되며 과다 섭취할 경우 시안화수소 중독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은 “최근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근거로 살구씨 관련 식품·주사제 등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살구씨는 식품 원료로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나 포털사이트 N쇼핑에서 ‘살구씨’, ‘행인(杏仁)’ 등으로 검색한 결과, 12개 품목 39개 제품이 살구씨 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N쇼핑은 주요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검색 값에 따라 보여주며 실제 판매는 개별 업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39개 제품은 섭취가 간편한 ‘통씨’가 15개(38.5%)로 가장 많았고 ‘캡슐’ 5개(12.8%), ‘두부’ 4개(10.3%) 및 오일·젤리·통조림·즙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었다.

살구씨 식품 유통 현황

 

39개 제품 중 1개를 제외한 38개 제품은 해당 쇼핑몰에서 해외직구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고, 제품이 실제로 유통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각 품목 당 1개 제품씩 12개 제품을 주문한 결과 모두 구입이 가능했다.

또한 살구씨 식품을 구입해 고용량의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는 경우 시안화수소 생성이 가속화되어 위험이 증가하는데도 암 치료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이들을 병용한다는 사례가 발견됐다. 살구씨 주사제도 1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암 치료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해당 주사제를 직접 투여한다는 사례가 빈번하게 확인됐다. 일반인이 의약품을 직접 투여하는 것은 ‘의료법’위반 행위로서 관련 부처의 관리·감독 강화도 필요하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또한 살구씨 주사제 투여로 인한 안전사고의 사전 예방을 위해 해당 주사제를 질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FDA는 아미그달린(레트릴)을 말기 암 환자의 대체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가한 바 있으나, 1977년 임상 시험 결과 암 치료에 효과가 없음을 이유로 허가를 취소했다. 이러한 심각성 때문에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근거로 관련 업체에 자발적 회수·폐기 및 판매 중지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 및 보건복지부에는 살구씨 관련 식품·주사제의 유통·통관 금지,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관련 규정의 명확화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일을 자주 찾게 되는 여름철에 살구는 먹되 살구씨를 암치료제라는 미확인 쇼핑몰과 카페 과장왜곡 정보에 현혹해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없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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