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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로 가는 대풍감에서 365일 항해의 길잡이가 되다
동해로 가는 대풍감에서 365일 항해의 길잡이가 되다
  • 박상건 기자
  • 승인 2019.08.06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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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48] 울릉도 등대

울릉도는 동쪽에 울릉읍이 있고 서쪽에 서면, 북쪽에 북면으로 1개 읍 2개면으로 이뤄져 있다. 2019년 8월 현재 전체 인구 9,802명 가운데 울릉읍이 6,899명, 북면이 1,469명을 차지하고 있다. 섬은 44개이고 유인도가 4개, 무인도가 40개이다. 울릉도는 512년 지증왕 때 신라 이사부가 독립국 우산국을 점령 후 우릉도, 무릉도로 불리다 1915년부터 현재에 이른다.

독도로 가는 배가 머무는 사동항
독도로 가는 배가 머무는 사동항

 

울릉도는 섬 전체가 화산작용에 생긴 화산암 오각형 지형의 섬이다. 섬 중앙부 최고봉이 984m 성인봉이고, 북쪽 비탈면에 칼데라화구가 무너져 생긴 나리분지와 알봉분지가 있다. 분지에는 산채와 약초를 소재로 하는 비빔밥 등 먹거리 촌이 형성돼 있다.

울릉도는 화산체임으로 평지가 거의 없고 해안 대부분이 절벽이다. 경지면적은 전체 15%에 불과한데 산비탈을 일군 밭이 대부분이다. 예전에 옥수수·감자·보리·콩 등을 재배했으나 지금은 미역취, 부지깽이 같은 산채와 천궁·더덕·작약 같은 약초를 많이 재배해 소득을 올린다.

울릉도오징어
울릉도오징어

 

대부분 주민은 어업에 종사하는데 점차 관광산업으로 비중이 얾겨가는 추세다. 울릉도 앞 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수역으로 오징어·꽁치·명태가 많이 잡히지만 최근 이상기온으로 대표상품 오징어잡이가 예전 같지만 않다.

울릉군 읍 소재지 중심 도동, 그 랜드마트격인 도동등대에서 반대쪽 울릉도등대로 가는 길목 서면과 경계지점에 가두봉 무인등대를 만난다. 다시 서쪽 해안 명소인 통구미 마을이다. 그리고 서면 소재지 남양해변. 겨울에도 울릉도에서 가장 따뜻하다고 해서 남양동이라 부른다.

거북바위
거북바위

 

지통곡(골)에는 닥나무가 많이 자생해 껍질을 벗겨 한지를 만들던 마을이다. 통구미는 마을 지형이 양쪽 높은 산의 골짜기가 깊고 좁아 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또 다른 유래는 거북바위가 마을을 향해 기어가는 것을 보고 거북이가 들어가는 통과 같다고 하여 통구미라는 불렀다는 것이다. 일제 때 일본인이 부른 이름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

통구미 동쪽 마을은 지세가 높고 앞쪽으로 바다가 확 트인 곳으로 해변이 아주 길어서 멀리까지 가물가물 보인다고 해서 가물개라 부른다. 일설에 이곳에 검은흙이 많아서 현포라 불렀다. 남서동은 원래 골계의 일부였으나 행정구역 개편 때 2개로 나누어 1개는 남양동이라 하고 1개는 남양동 서쪽이라 하여 남서동이라 불렀다.

황토구미는 황토굴에 황토가 많아서 황토구미라고 부른다. 조선시대 이곳 황토를 나라에 상납 했다고 한다. 조정에서 3년에 한 번씩 삼척영장을 이 섬에 순찰을 보냈는데 그 순찰의 증거품으로 이곳의 황토와 향나무를 받았다고 한다.

성하신당
성하신당

 

태하는 김이 많아서 불렀다는 설과 안개가 많아서 불렀다는 설이 있다. 이곳에는 울릉도 수호신을 모시는 성하신당이 있다. 고기를 잡으러 나가거나 새로 배를 만들면 반드시 이곳에 풍성한 제물을 차려놓고 풍악을 울리면서 제사를 올렸다. 태하리에 유유히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신당은 태하 정류장 근처에 있다. 바다와 관련된 지역이라 희생의 제의역할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바다가 수호되고 있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

태하리는 개척당시 울릉도 본섬의 군청소재지였다. 1914년 군청이 도동으로 이전하면서 서면에 속하게 되었다. 1882년 왕명을 받아 울릉도로 갔던 울릉도검찰사 이규원은 보고서 ‘울릉도 검찰일기’를 남겼는데 이 일기에는 대황토구미로 되어 있으나 한일합병이후 태하라 칭했다.

이런 저런 흥미로운 마을 스토리를 보듬고 있는 어촌마을을 내려다며 서 있는 울릉도등대. 울릉도등대는 울릉도사람들에게 태하등대로 더 유명하다. 울릉도 1호등대여서 공식명칭은 울릉도등대로 부르고 있지만 지역 정서와는 거리가 좀 있다.

등대로 가는 동백숲길
등대로 가는 동백숲길

 

남양해변에서 울릉도등대로 가는 길은 모노레일을 타고 가는 방법과 해안선을 타고 터벅터벅 산길로 걷는 방법이 있다. 모노레일을 타면 6분 정도면 정상이다. 여기서 10분 정도 걸으면 등대이다. 이런 방식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해안선을 따라 갯바람과 파도소리를 동무삼아 걷고 숲길의 절경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걷기 여행의 장점이다.

나는 등허리에 땀을 흥건히 적시며 30여분을 원시림 숲길을 걸어 등대로 향했다. 강태공들의 유유자적함과 갈매기와 어선의 항해...이 풍경은 한 이국적인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태하리 해변은 서면 태하와 북면 현포 사이 경계로 과거 돛단배가 바람 불기를 기다린다는 의미의 대풍령이 있다. 기암절벽에는 홍합이 많이 자라고 군데군데 해식작용에 의한 해안동굴이 있다.

숲길은 진한 해송 내음과 새소리가 싱그럽다. 후박나무, 동백나무, 섬개야광나무, 섬고로쇠 등 아름드리 상록수림 숲이 운치를 더한다. 해송, 섬잣, 너도밤나무군락지도 있다. 섬초롱, 섬말나리, 만병초 등 희귀식물도 많다. 남해안이 자생지인 동백과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만병초 등이 한곳에 군락으로 분포한다. 그래서 식물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생태환경을 이룬다. 특히 너도밤나무, 섬잣나무는 오직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적막한 숲길을 빠져나오자 모노레일에서 내려 등대로 가는 여행객들 인기척이 들렸다. 그렇게 당도한 울릉도등대는 울릉군 서면 태하리99-3번지에 있다. 등대는 울릉도 주요 어장인 대화퇴어장과 울릉도로 입항하는 육지의 첫 표지 역할을 한다. 울릉도등대는 전파시설 GDPS, 선박식별 AIS, 환경부와 해양연구원 위탁시설인 대기오염 측정기, 기상대 기상예측, 전화기업체의 중계탑 등을 갖추고 있다. 울릉도민은 물론 울릉도 해상을 이용한 선박들에게 꼭 필요한 첨단장비들이다. 그래서 옥상에는 이를 감시하는 CCTV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울릉등대 전경
울릉등대 전경

 

울릉도등대는 1958년 4월 11일 처음 불을 밝혔다. 백색원형 콘크리트구조로 만든 등탑의 높이는 7.6m, 해발고도 171m이다. 대형 등명기 불빛은 40km까지 비춘다. 특히 울릉도등대는 경상북도 해안에 있는 죽변등대 불빛이 맞물려 돌아간다. 두 등대의 거리는 80km. 서로 40km 반경까지 빛을 비추고 한 쪽 등대 불빛이 사라질 즈음에 상대 쪽 등대가 불씨를 이어 물면서 동해바다에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다.

울릉도등대는 2011년 5월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그러면서 조형미가 더 돋보인다. 내부도 아주 세련되고 깔끔하다. 등탑, 사무동, 숙소동, 오징어 모형조형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등대원들은 땀을 흘리며 등대사무실에 도착한 나에게 시원한 생수 한 잔을 건넸다. 산에서 받은 샘물이다. 물이 풍부한 태하 물맛이 정말 맛있다. 여기저기 방목 염소들도 등대의 친구들이다. 완도군 당사도 어룡도, 인천 선미도, 거제도 서이말, 맹골도 죽도 등 외딴 섬 등대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야생풍경이다. 이들은 먹이사슬에 의해 들개 등에 쫓길 때가 있다. 그때마다 반사적으로 등대로 몸을 피한다. 등대원은 늘 자신들의 나이팅게일처럼 돌봐 준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등대로 가는 태하 해안길
등대로 가는 태하 해안길
태하낚시터
태하낚시터

 

태하가 울릉군 소재지이던 시절에 태하 주민들은 소를 등대 주변에서 키웠는데 어느 날 안개가 자욱해 무신호를 울렸는데 그 소리에 놀라 소들이 산 속으로 다 달아났다. 주민과 등대원들은 한동안 숲을 헤집고 소를 찾으러 다녔던 일화가 있다. 옛 등탑을 철거하면서 연고 없는 묘가 나오자 등대를 관리하는 항로표지관리소는 신문광고를 냈다. 그래도 연고자를 찾지 못하자 그 공간을 남겨두고 새 등대 공간을 좁혀 지었다.

초창기 등대 공사를 할 때 마을 사람들은 울력이라는 공동체정신으로 소쿠리에 돌과 흙을 저 나르면서 도왔다. 태하 사람들과 울릉도등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울릉도등대는 여행자들이 시간단위로 많이 찾는 곳이다. 이들을 맞는 일도 등대원 업무 중의 하나이다.

향나무 자생지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 대풍감

 

등대에서 좌측 해변으로 걸어가면 팔각정 쉼터가 있다. 여기서 대풍감, 학포해변, 공암 바위 등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여행객들이 등대로 몰리는 이유다. 대풍감은 향나무 자생지로 천연기념물 49호이다. 옛날 배가 드나들 때 배를 메어두기 위해 바위에 구멍을 뚫은 흔적이 있고 돛단배는 항해를 위해 바람이 기다렸고 그 바람을 기다리는 대풍감. 옛날 어른들의 구전에 의하면 이곳에 산불이 발생했는데 불에 탄 향나무 향기가 일본의 가까운 지방까지 날아갔다고 전한다.

오른쪽 북면 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안이 현포마을. 동쪽에 촛대암 그림자가 바다에 비치면 바닷물이 검게 보이는 데서 현포마을이다. 방파제로 둘러싸인 현포항에서 보면 바닷물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다. 울릉도 서쪽과 북쪽 바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해안풍경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 그 섬에 울릉도등대가 있다.

문의: 울릉군 관광문화체육과(054-790-6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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