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지러우면 안정, 수분섭취 필요

어지러움증은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갑자기 머리가 핑 돌거나 심하면 한쪽으로 쓰러지거나 기절할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기관들은 서로 협력해 늘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항상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평형상태가 깨지면 어지러움증이 발생한다.

어지럼증(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어지러움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령별 통계를 보면 50세 이상의 진료인원이 전체의 67.2%를 차지했다. 전정기관은 약 55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노화로 전정기관의 기능이 점차 상실돼 균형장애가 생기면서 어지러움증이 잘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신체 평형을 잡아주는 귀의 전정 기능에 이상이 생겼거나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도 어지럼증이 올 수 있다. 이 밖에 뇌졸중 등 뇌질환, 노안 등 눈질환, 저혈당증, 부정맥 등도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8월호에 실린 논문에서는 “평소 수면시간이 너무 짧거나 길면 어지럼증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주목된다.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연구팀(주영훈, 황세환)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1만2천499명(남 5천406명, 여 7천9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수면시간과 어지럼증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 중 지난 1년 동안 어지럼증을 경험한 비율은 19.5%(남 14.4%, 여 25.1%)였다.

연구팀은 하루 수면시간에 따라 5개 그룹(5시간 미만, 6시간, 7시간, 8시간, 9시간 이상)으로 나눠 어지럼증 증상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으로 아주 짧거나 9시간 이상으로 너무 긴 경우 남녀 모두에서 어지럼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어지럼증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음주, 흡연, 운동, 대사증후군, 이명)을 모두 보정했을 때, 5시간 미만 수면 그룹의 어지럼증 발생 위험도가 7시간 수면 그룹보다 1.47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9시간 이상 수면 그룹도 같은 조건에서 어지럼증 발생 위험도가 역시 1.47배였다.

남성도 5시간 미만 수면 그룹의 어지럼증 위험도가 7시간 수면 그룹보다 1.18배 높았지만, 여성만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너무 짧거나 긴 수면 패턴은 인지 기능과 전정 기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하면 편안한 자세로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 후 증상이 호전되는지 지켜봐야 하는데, 다만, 어지럼증 발생이 잦고 증상이 심하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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