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호암리 마을 안쪽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호암지에서 정찬종(왼쪽), 길영찬(가운데), 김용진 씨가 자신들이 낚아낸 4짜 붕어를 들어보인다.(사진=월간낚시21)

“지금 여기 난리났어요. 4짜가 무더기로 쏟아집니다.”
지난 10월 9일, 전화기 너머 들리는 정찬종 씨(광산낚시 회원)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정 씨가 있는 곳은 화순 호암지.
마음이 급해진다. 나는 부랴부랴 낚시 짐과 카메라를 챙겨 바로 차에 올랐다.

다급한 전화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 도착하니 정찬종, 김용진, 길영찬 씨가 최상류부터 제방권까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며칠 전 배수가 있었던 듯 호암지 수위는 만수위 대비 60% 정도.
나는 최상류에 자리를 잡는다. 포인트 수심은 1m. 2.4칸부터 6칸까지 14대의 낚싯대를 편다. 미끼는 옥수수와 지렁이.
어느덧 시간이 흘러 밤 10시. 

옥수수 미끼에 4짜급 줄입질

제방권에 자리한 김용진 씨에게 입질이 들어온다. 김용진 씨가 옥수수 미끼로 낚아낸 건 44cm 대형붕어. 
이 4짜는 이날 호암지 호황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새벽 2시경, 최상류에서 수중전을 벌이던 길찬용 씨의 낚싯대가 크게 휜다. 
“퍼드덕, 퍼덕~!”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올라온 놈은 45cm 짜리 대형붕어다. 이후에도 호암지의 월척 행진은 새벽녘까지 이어졌다. 주귀석 씨도 날이 밝아올 무렵 대형 월척 입질을 받으며 이날 호암지를 찾은 광산낚시 회원들은 모두 진한 손맛을 만끽했다.

<박스>
호암지는 어떤 곳?
자원 풍부한 소류지, 10월 이후 대형붕어 “퍼드덕~!”
호암지는 전남 화순군 도암면 호암리에 있는 수면적 2만 제곱미터(약 6,000평) 규모의 소류지다. 인근 계곡물이 토관을 통해 유입되므로 좀처럼 바닥을 보이는 일이 없다. 이 덕분에 씨알 굵은 붕어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여름에는 전 수면에 마름이 빽빽하게 깔리기 때문에 이 시기 낚시여건은 좋은 편이 아니다. 따라서 호암지의 붕어낚시 시즌은 마름이 삭기 시작하는 10월부터 첫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입질 시간대가 다양하고, 옥수수와 지렁이 미끼에 월척급 이상 대형붕어의 입질이 잦다.
 

김세영 객원기자, 광주 광산낚시 대표, DIF 필드테스터, 낚시갈때광산 밴드 운영자, FTV ‘시그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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