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응씨배 결승5국에서 조훈현 9단(우측)과 녜웨이핑 9단이 대국을 벌이고 있다.(사진=한국기원 제공)

초대 응씨배 결승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한중 바둑 전설 조훈현(67) 9단과 녜웨이핑(68) 9단이 30년 만에 제1회 응씨배 결승전을 재현한다. 

내달 2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조훈현 9단의 초대 응씨배 제패 30주년 특별대국이 열린다. 당시 대국자였던 조훈현 9단과 녜웨이핑 9단은 결승5번기 대국을 벌여 조훈현 9단이 최종 결승5국에서 승리를 거두며 응씨배 초대 우승컵을 차지했다.

단판 승부로 벌이지는 이번 특별대국은 조훈현 9단의 응씨배 제패 30주년 기념 취지에 맞춰 응씨룰을 적용해 각자 제한시간 1시간의 타임아웃 방식으로 진행된다. 4년마다 개최하는 ‘바둑올림픽’으로 널리 알려진 응씨배는 대만의 잉창치 회장이 만든 역대 두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이자 최다 우승상금으로 알려진 1989년 바둑 변방으로 평가받던 한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역사적인 대국, 제1회 응씨배 결승이 30년 만에 재현된다. 

조훈현 9단은 1988년 대회출전 당시 한국에서 홀로 출전해 세계 최고수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80년대 후반 중일수퍼대항전에서 파죽의 11연승을 기록해 ‘철의 수문장’이라 불리던 녜웨이핑 9단. 당시 녜웨이핑 9단이 우승할 것이라는 대다수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조훈현 9단은 종합전적 3-1로 우승하며 한국바둑을 전 세계에 알렸다.   

두 전설은 통산 열여덟 번 대결해 조훈현 9단이 12승 6패로 앞서 있다. 조 9단이 응씨배 우승 후 9승 3패까지 격차를 벌렸으나 이후 녜웨이핑 9단이 3연승을 거두며 추격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다시 조훈현 9단이 3연승 중이다.

이날 대국은 한국기원 2층에서 수제자인 이창호 9단이 특별해설할 예정이다. 또한 양국의 우의를 위해 추궈홍 주한중국대사가 한국의 김인 9단과 함께 공동심판장을 맡아 두 영웅의 재회를 축하하고 특별대국의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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