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의 대표적인 월척터, 기찬지(기치지)가 늦가을 폭발적인 호황 행진으로 지역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마다 봄, 가을 시즌이면 월척급 이상 대형붕어의 마릿수 조과가 확인되던 기찬지. 그 기찬지가 지난 10월 중순부터 월척을 배출하기 시작하더니 급기가 40cm가 넘는 대형붕어까지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기찬지에서 낚인 공식 최대어는 38cm. 
그러던 기찬지에서 현지꾼 한 명이 지난 10월 중순 40cm 대형붕어를 낚아냈고, 그 호황이 11월 초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으로 뒤덮인 평지형 저수지
 
기찬지는 행정구역상으로는 단북면 노연리에 속해 있지만 안계면의 경계를 살짝 벗어난 곳에 있어 안계권 저수지로 인식되고 있다. 저수지 앞에 학교(삼성중학교)가 있어서 현지꾼들은 기찬지를 ‘삼성중학교 앞 못’이라고도 부른다. 평지형이며 수면적은 1만 3,200제곱미터(약 4000평).
1945년에 축조된 기찬지는 지금까지 2~3번 준설공사를 한적이 있긴하지만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40년 전까지만 해도 수초가 거의 없는 평범한 저수지였지만 지역민들이 여기에 연을 이식한 후 수면에 광범위한 연밭이 조성됐다. 그러다가 준설 작업 후 수심이 깊어지면서 지금은 도로 변을 비롯한 연안 가장자리 일부에만 연밭이 남아있다. 

기찬지는 연 외에도 부들, 말풀, 마름, 부평초 등이 잘 깔려 있고, 여름에는 부평초(개구리밥)가 저수지 전역을 덮는다. 
따라서 기찬지의 붕어낚시 시즌은 부평초가 생기기 전인 봄과 부평초가 가라앉는 가을이다.
기찬지는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붕어터이기도 하다. 주 서식 어종은 토종붕어와 가물치이고, 잉어와 메기도 있긴 하지만 그 개체수는 많지 않다.
가물치 자원이 많은 덕(?)인지 기찬지에서 낚이는 붕어 씨알은 굵은 편이다. 20cm 전후급의 잔챙이 붕어의 입질이 없지는 않지만 평균 씨알은 25cm 이상 월척급이다. 가물치 자원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찬지에서 낚이는 붕어는 그 체고가 여느 배스터 못지않게 좋다는 특징도 있다.

옥수수 지렁이에 결빙까지 입질

만수위 때 수심은 중앙부 가장 깊은 곳이 2.5m, 연안은 1m~1.5m 정도다. 저수지 규모가 작아 특별히 어디가 더 좋다고 할 수 없이 전역이 포인트다. 이 중에서도 꾼들이 접근하기 좋은 제방권과 도로변, 그리고 상류 연안이 손꼽히는 포인트다. 접근이 쉽지 않고 수심도 얕은 편인 도로 맞은 편 연안에는 연과 부들 등 다양한 수초가 밀생해 있으므로 자리하기가 힘들다.

봄 기찬지는 해빙 직후 바로 시즌이 열리지만 이때는 물이 맑기 때문에 주로 수초 속이나 깊은 수심권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이후 물색이 좋아지는 5월부터 여름 시즌에는 갓 낚시로 위주로 공략하고, 가을 초기에는 가장자리와 깊은 곳을 공략한다. 그리고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지금 시즌에는 깊은 수심권이나 수초 언저리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기찬지에서는 살얼음이 잡히기 전까지 낚시가 가능하지만 기온이 내려갈수록 마릿수 확률은 떨어진다.
잘 먹히는 미끼는 지렁이, 옥수수 등이고, 낮 낚시에는 글루텐 떡밥도 효과적이다. 의외로 새우는 잘 먹히지 않는다.  

채비 터뜨린 건 부지기수

올해 기찬지에는 예년에 그 많던 부평초가 많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보통은 10월 중순부터 얼음이 얼기 직전까지 낚시가 되던 곳인데, 올해는 부평초가 거의 없어서 9월 중순부터 꾼들의 발길이 시작되었다.

기찬지가 꾼들에게 지금 다시 주목받는 건 앞서 언급했듯이 공식적인 4짜 기록이 없다가 올가을부터 4짜 토종붕어터로 공인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찬지에서는 가을 시즌 초반에는 25~35cm 씨알의 마릿수 조황이 이어지다가 10월 중순 이후부터는 38cm 이상 4짜급 까지 확인되고 있다. 일부 꾼들은 40cm 중반급을 걸었다가 채비를 터뜨리기도 했다.

기찬지에서 월척급 이상의 씨알의 붕어를 낚아본 꾼들이라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붕어의 당길힘이 여느 저수지보다 월등히 좋다”는 것이다. 최근 붕어낚시 채비의 대세는 ‘저부력’이지만 기찬지 붕어낚시를 할 때는 원줄과 목줄 등 채비를 다소 강하게 준비해야 한다. 
또 수초가 많은 연밭이므로 바닥이 지저분한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입질 역시 지저분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르모 대편성 시 채비 안착이 잘 되는 곳을 먼저 찾아야 한다.

수초가 많은 토종붕어터라 활성도가 좋을 때는 해 질 무렵부터 동틀 무렵까지 꾸준히 입질이 이어진다. 그러나 아무래도 도로와 접하고 있는 저수지이므로 차량 통행이 뜸한 새벽부터 동틀 무렵에 입질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연밭 저수지들은 보편적으로 서리가 내릴 때 조황이 좋아진다. 4짜급이 본격적으로 낚이기 시작하는 기찬지 역시 지금부터 얼음이 얼기 전까지 호황이 예상된다. 시즌이 다 가기 전에 반드시 한번은 도전해 볼 만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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