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 굵은 가자미 ‘쌍걸이’에 성공한 김만종 씨(사진=월간낚시21 제공)

바다 루어낚시에서 선상낚시는 생활낚시, 혹은 가족낚시로 그 장르가 넓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주꾸미 갑오징어 낚시. 금어기가 끝나는 9월부터, 즉 가을 시즌에 즐기는 주꾸미 낚시는 이제 국민 생활낚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즌이 오기 전에는 광어 다운샷 낚시나 참돔 러버지깅이 손맛을 대신하지만 아무래도 주꾸미 낚시만큼 쉬운 장르는 아니다. 이 시기, 즉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지금, 누구나 쉽게 즐기고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라면 뭐가 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주꾸미 갑오징어 장비를 그대로 쓸 수 있으면서도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는 낚시는?
바로 가자미 배낚시다. 도다리라 불리는 남해의 문치가자미 시즌이 지난 지금부터 동해에서는 또 다른 가자미 배낚시가 펼쳐진다.

바닥 찍으면 어김없이 들어오는 입질

지난 5월 1일. 나는 경북 울진의 오산항에서 다이와 솔트루어 필드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이영수 씨의 낚싯배(이프로호)에 올랐다. 노동절과 주말, 그리고 어린이날까지 이어진 연휴 초입이라 배는 이미 만석이다. 김종필 한국다이와 마케팅 차장과 김만종 대리는 선미에서 분주하게 채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멀리 안면도에서 온 김선민(다이와 솔트루어 필드테스터) 씨 부부까지 합세한다. 
오전 6시. 시동을 건 배는 수평선을 향해 나가더니 5~6분 후 한 자리에 멈춘다. 포인트에 닿은 모양이다. 동해 가자미 배낚시는 한 포인트에서 닻을 내린 후 낚시를 한다. 10~20m 씩 닻줄을 풀어주면서 배를 조류에 태워 채비를 내리는 식이다. 그러다가 입질이 없으면 닻을 올리 다른 포인트로 이동한다. 포인트 수심은 20m 선.
스타트가 좋다. 선미에서 가리비 미끼 채비를 내린 김종필 차장이 가장 먼저 입질을 받았다. 팔랑팔랑 수면 위로 올라오는 놈은 배에 노란색 테두리가 선명한 참가자미. 다시 내린 채비에 또 한 번 초릿대가 쿡쿡 처박히고 이내 비슷한 씨알의 참가자미가 올라온다. 이윽고 그 옆에 있는 김만종 씨도 입질을 받는다. ‘오늘이 두 번째 가자미 출조’라는 김만종 씨는 갯지렁이 미기로 한 번에 두 마리를 ‘쌍걸이’로 올려낸다. 

5짜급 초대형 문치가자미까지

모처럼 잔잔한 바다. 만석의 이프로호 갑판 여기저기에서 그야말로 마릿수 입질이 ‘폭발’한다. 
“우와 크다 커~!”
갑자기 뱃머리가 시끄러워진다. 나는 얼른 뛰어갔다. 이영수 선장이 뜰채까지 동원한다. 곧이어 수면에 시커먼 어체가 떠오른다.
“뭐예요? 혹시 광어…?”
“아뇨 가자미입니다. 문치가자미.”
광어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의 씨알이다. 남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5짜급 문치가자미가 낚였다. 주인공은 대구에서 온 정창식 씨. 이후에도 이프로호에서는 이런 씨알의 문치가자미 서너 마리가 더 낚였다.
“재미있지요? 낚시 자체가 쉽고 채비가 간결하면서도 마릿수 조과가 보장되잖아요. ‘어한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놀고 있는(?) 주꾸미 갑오징어 장비로도 충분히 손맛을 보는 거지요.”
김종필 차장의 말대로 아직 멀리 있는 ‘쭈갑 시즌’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 보인다. 지금 동해 가자미 입질은 그야말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동해 가자미 낚시는 7월까지 이어진다. 낚은 가자미는 오산항 수협 공판장에서 1kg 당 6,000~7000원이면 바로 회를 뜰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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