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항 옥계해변 따라 함께 출렁이는 파도소리와 바다풍경

강릉시 금진항에서 옥계해변 중간에 위치한 헌화로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이다. 1998년에 개통한 금진 해변의 해안도로는 2km의 해안선을 따라 바다 풍경일 일품이다.

드라이브 여행을 하면서 바로 곁에 바다를 두고 감상할 수 있어 좋다. 물빛이 매우 맑고 투명하다. 파도가 거세게 밀려올 때는 도로로 위로 넘쳐 나는 모습도 장관이다. 이 곳은 동해 일출 전망 포인트이기도 하다. 하늘도 바다도 그렇게 파란 동해 해안선은 드라마 ‘시그널’ 최종회에 등장해 시청자의 눈길을 한껏 사로잡기도 했다.

낭만가도 헌화로(사진=강릉시 제공)

 

헌화로는 <삼국유사>의 배경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200년 전 신라 시대 순정공이 강릉태수로 부임해 가던 중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천 길 낭떠러지에 철쭉꽃이 곱게 피었더란다. 순정공의 아내 수로부인은 저 꽃을 따고 싶다고 원하는데 아무도 이를 따올 엄두를 내지 못하던 차, 길을 지나가던 노인이 꽃을 따서 바치며 헌화가를 불렀다는 것이 줄거리.

빼어난 미색에 반해 절벽의 철쭉꽃을 따다 바친 한 노인의 이야기가 꼬불꼬불 휘어 돌아가는 헌화로를 따라 그렇게 아스라이 동해의 전설로 전해지는 매력적인 길이다.

“자주빛 바위 가에/손에 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해안선 헌화로(사진=강릉시 제공)

 

<삼국유사> 기이 편 수로부인을 언급한 대목이다. 노인과 바다의 스토리도 있지만 시에서 노인이 주인공인 사랑의 세레나데는 드물 것이다. 그것도 절벽의 운치와 함께 향가로 전해지는 작가 미상의 작품. 다만 절세미인을 향한 스토리텔링만은 그 어느 시대 청춘들이 노래한 아름다운 사랑가보다도 진하게 해안 길로 이어지고 있다.

헌화가의 현장은 동해안 영덕이라는 설과 이곳 헌화로라는 설들이 전해지고 있는데 <삼국유사>의 지형 설명과 강릉 태수로 부임해가는 길목이라는 점 등을 비추어 강릉시에서는 헌화가의 현장을 이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국유사의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바다를 둘렀고, 높이가 천장(千丈)이나 된다”는 것처럼 헌화로는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의 빼어난 풍경을 보여주는 해안선임이 분명하다.

금진해변은 900m 길이에 백사장이 넓고 조용해서 가족단위 피서 장소로 제격이다. 인근 경포해변이나 정동진해변처럼 북적이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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