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허~ 낚았었요.” 새벽 2시경 강퐁을 뚫고 4짜 붕어를 낚아낸 송귀섭 아피스 이사.(사진=월간낚시 제공)

호남지방의 붕어낚시는 이른 초여름 날씨를 이어오던 4월을 끝으로 산란 후기에 접어들었다. 이따금 월척급 호황소식이 들려오긴 하지만 이제 봄낚시응 전반적으로 한 풀 꺾인 느낌이다.
이런 봄 붕어낚시 휴식기를 이용해 나는 지난 5월 2일 송귀섭 아피스 홍보이사의 조락무극 촬영에 동행,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새벽부터 뿌리던 빗줄기가 다행히 약간 가늘어진다.

섬 붕어들의 친구 ‘제주 민물사랑 낚시회’

제주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렌터카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려 제주시 한경면에 있는 용수지에 도착했다. 먼저 와 있는 제주 민물사랑 낚시회 김정일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과 인사를 나눈다. 제주 민물사랑 낚시회는 20여년이라는 제법 긴 세월 동안 제주도 민물낚시 발전과 붕어 자원보존 등에 힘쓰고 있는, 제주도 민물낚시 지킴이 역할을 하는 동호회다.
우리는 김정일 회장에게 지난 4월 14일 조류독감(AI) 통제구역에서 해제된 용수지의 최근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용수지는 수면적 9만 9,000제곱미어(약 3만평)의 평지형 저수지다. 외래어종인 붕어와 잉어자원이 많고, 참게와 장어도 다수 서식한다. 여기에 배스 같은 외애어종도 있다. 포인트는 제방 좌우 골자리와 상류 갈대지대 등이다. 해질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그리고 새벽 2시 전후에 붕어 입질이 집중된다. 바람이 잔잔하고 보름달만 뜨지 않으면 옥수수나 글루텐 떡밥에 입질이 활발한 편이다. 채비는 가볍게 하고, 긴 찌를 쓰는 게 좋다.

저녁 8시, 37cm 월척으로 스타트

우리는 제방 왼쪽 상류 수초지대에 자리를 편다.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곳이다. 수심은 1.2~1.5m 정도. 약간의 녹조현상이 보인다. 게다가 밑걸림도 많아 제바닥에 찌를 세우기가 쉽지 않다. 나는 옥수수 글루텐에 약간의 어분을 섞어 6개의 찌를 세운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심상치 않던 바람이 이제는 거의 태풍 수준으로 바뀐다. 낚싯대를 들어 올리는 것조차 힘이 든다.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전혀 입질이 없다. 우리는 제주 민물사랑 낚시회원들과 저녁식사를 먹고 다시 자리에 앉아 출렁이는 물결 위에 찌불을 밝힌다. 바람은 초속 9~10m로 불고 용수지의 수면은 마치 거친 바다처럼 출렁인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에도 용수지 붕어는 입질을 했다. 저녁 8시쯤 김영복 제주 민물사랑 낚시회원이 37cm짜리 월척을 낚은 것이다. 다시 자정 무렵 진신철 제주 민물사랑 낚시회원이 좀 전 것보다 1cm 큰 38cm짜리 붕어를 랜딩한다.

송귀섭 아피스 이사의 4짜 파이팅

우리 촬영팀은 자정을 넘긴 후 두 시간이 지난 시각, 즉 새벽 2시 쯤 드디어 40cm 대형붕어 한 마리를 품에 안으며 이날 용수지 낚시의 정점을 찍었다. 입질 보기 힘들 정도의 악조건 속에서도 노장의 노련함이 돋보인 송귀섭 아피스 이사의 결실이었다.
그런 후 다시 두 시간 정도 지난 시각. 이제 좀 있으면 새벽이 밝아올 것이다. 이때 강풍의 파도를 뚫고 예쁘게 솟는 찌. 새벽 4시. 내 낚싯대가 하늘로 향했고, 이윽고 38cm짜리 용수지 붕어가 발 앞에 뒹군다.
밤새 불어대던 강풍은 날이 밝아도 그 기세가 여전하다. 평소 보다 더한 피로감과 추위가 몰려온다. 커피 한 잔으로 정신을 가다듬으며 오전 입질을 기다린다. 다행히 녹조가 가득했던 수면은 밤새 불어댄 강풍에 모두 사라진 상태. 그러나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오전 8시 쯤 24cm짜리 붕어 한 마리를 더 만난 것이 전부.
철수를 하면서 김영복 제주 민물사랑 낚시회원의 말이 가슴에 남아 여기 옮겨본다.
“제주도에 있는 붕어낚시터, 용수지처럼 이제 제법 유명해진 낚시터가 육지에서 온 장박꾼들에게 때를 타고 있어요. 전에는 볼 수 없던 쓰레기 등으로 주변 환경이 많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김현 아피스 필드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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