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의 해발 1,169m에서 터뜨린 꽃망울 소식

섬진강 섬진강

그 힘센 물줄기가

하동 쪽 남해로 흘러들어

남해 군도의 여러 작은 섬을 밀어 올리는 것을 보았다.

 

봄 하룻날 그 눈물 다 슬리어서

지리산 하에서 울던 한 마리 뻐꾹새 울음이

이승의 서러운 맨 마지막 빛깔로 남아

이 세석(細石) 철쭉꽃밭을 다 태우는 것을 보았다.

한라산 산철쭉 숲(사진=한라산국립공원 제공)

 

‘지리산 뻐꾹새’라는 시다. 읽고 또 읽고 읽어도 아름답고 강한 여운이 여울지는 감동적인 명시이다.

송수권 시인은 생전에 이처럼 많은 좋은 시들을 유산으로 남겼는데 특히 남도의 가락, 남도의 서정, 우리네 끈끈한(恨)의 가락을 ‘철쭉꽃’을 통해 이렇게 철철 넘쳐나는 파도처럼 노래했었다. 한라산 철쭉꽃 소식을 접하며 이렇게 한 편의 시와 여름날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음 큰 기쁨이요 행복이다.

한라산국립공원(소장 이창호) 측은 해발 1,169m 어승생악에서부터 꽃망울을 터뜨린 산철쭉이 지난 6월 3일을 전후해 절정을 이뤄 한라산 곳곳이 화려한 핑크빛 축제가 펼쳐졌다고 전했다.

산상화원으로 일컬어지는 선작지왓과 함께 만세동산 정상부근과 윗세오름 및 방아오름 일대가 한라산 산철쭉 최대군락지이다. 위대한 자연의 하아모니로 이뤄지는 청명한 파란 하늘과 그 아래서 펼쳐지는 화려한 산철쭉 물결....그것은 자연이 그려낸 한 폭의 그림이요 자연이 일구어낸 하늘정원의 풍경이라고 한라산국립공원은 극찬했다.

한라산을 물들이는 산철쭉(사진=한라산국립공원 제공)

 

산철쭉은 산지에 자라는 낙엽관목이다. 1~2m 크기다. 햇가지와 꽃자루에 점성이 있고 잎은 어긋나며 길이 3~8cm 난형, 피침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표면은 짙은 녹색 뒷면은 황록색, 양 면에 갈색의 강모가 있느넥 일반적이다.

꽃은 가지 끝에 잎이 핀 후에 2~3송이씩 붙고 지름 7-8cm 연한 홍자색이다. 한라산처럼 빨간색 철쭉도 있다. 철쭉꽃 가장자리에 검은 점이 있고 화관의 위쪽 내부에는 짙은 자주색 반점이 있으며 수술은 10개, 털이 없거나 약간 있으며, 꽃밥은 자주색, 암술대는 밑에 털이 있다.

철쭉과 비슷한 꽃이 진달래인데 참꽃, 두견화, 천지화로 부른다.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가지 끝부분의 곁눈에서 1개씩 나오지만 2-5개가 모여달리기도 한다.

철쭉꽃. 그렇게 한라산에는 핑크빛 철쭉꽃 물결이 가슴 설레게 하는 여행객들과 함께 온 산을 물들이고 있다. 6월 한라산에는 고산 초원에서만 자라는 작은 풀꽃인 흰그늘용담과 설앵초, 깊은 숲에서 볼 수 있는 특산식물인 병꽃나무, 순백의 함박꽃나무, 두 개씩 쌍을 이루며 꽃이 피는 홍괴불나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는 네발나비과인 도시처녀나비, 함경산뱀눈나비 뿐만 아니라 줄흰나비, 큰멋쟁이나비, 먹그늘나비 등이 요즘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해 고산초원에서는 초원 곳곳을을 누비는 여러 나비목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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