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민, 데뷔전에서 김지석 9단 꺾은 데 이어 연타석 홈런

KB바둑리그에서 신예 박하민 3단(왼쪽)이 이세돌 9단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사진=한국기원 제공)

KB바둑리그에서 또 한 번 깜짝 놀랄 이변이 연출됐다. 무대는 24일 밤의 2018 KB리그 2라운드 4경기. 주인공은 이번에도 한국물가정보 5지명 박하민 3단이다. 지난 주 심장이 쿵쾅거렸을 데뷔전에서 김지석 9단을 꺾은 것만도 대단한 일인데 이번엔 이세돌 9단마저 눌렀다.

2015년 입단해 올해 처음 KB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스무 살의 햇병아리가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거함 두 사람을 연속해서 꺾은 것. 올해로 16년째를 맞는 바둑리그에서 이처럼 굉음을 울리며 등장한 신인은 일찍이 없었다. 처음에 김지석 9단을 이겼을 때는 ‘그러려니’ 했다. 김지석 같은 강자도 방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승리가 그저 우연만은 아니었다는 것이 한 주 만에 드러났다. 박하민 스스로가 증명해 보였다. 마주 앉기만 해도 울렁증이 난다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완승의 내용을 이끌었다. 백을 들고 일찌감치 우세를 확립했고, 이후론 한 번도 스코어가 밀린 적이 없었다. 계가 직전 이세돌 9단이 돌을 거둘 무렵에는 오히려 반면 승부 가까울 정도로 격차를 벌렸다.

팀의 5지명이 이렇게 잘 해주는 데 패한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지난 경기에서 박하민의 수훈으로 Kixx를 3-2로 꺾은 한국물가정보는 이날은 신안천일염을 일찌감치 3-0 스트레이트로 제압하며 개막 2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하민의 승리 전 1지명 신민준이 한태희를 상대로 선취점을 올렸고, 2-0으로 리드한 상태에서 2지명 강동윤이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경기 0-5의 스코어까지 포함하면 개막 후 무려 8대국 연속 패배. 다시 영봉패의 유령이 신안천일염 검토실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이 위기를 후반 속기전 주자로 나선 두 사람이 해결해줬다. 4국의 한상훈 8단과 5국의 안국현 8단 둘 다 속기로 2시간 반, 300수를 넘기는 사투를 펼친 끝에 나란히 진땀 한 방울 같은 반집승을 일궈냈다. ‘승부’라는 두 글자 앞에서 이긴 한국물가정보나 진 신안천일염이나 모두가 숙연해졌다. 폐허 속에서 희망이 싹텄다.


이로써 2라운드를 마친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내주 목요일(21일) Kixx-신안천일염의 대결을 시작으로 3라운드의 포문을 연다. 총규모 34억원(KB리그 31억, 퓨처스리그 3억)인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준우승은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대국료가 지급되는데 각자 1시간(초읽기 1분 1회)씩의 제한시간이 주어지는 장고 1경기는 승자 400만원, 패자 80만원의 대국료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지는 속기 대국은 승자 360만원, 패자 70만원의 대국료가 각각 별도로 책정됐다. 단일기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KB리그는 매주 목∼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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