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명 맞대결에서 신진서에게 불계패, 올해만 4승2패로 신진서 우세

한국랭킹 2위 신진서 9단(좌)과 5위 이세돌 9단의 맞대결에서 신진서 9단이 승리를 거두었다.(사진=한국기원 제공)

KB리그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이세돌 9단이 1승 6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지난 10일 밤 서울 마장로에 위치한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1지명 맞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신진서 9단에게 208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이세돌 9단의 소속팀인 신안천일염은 접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 정관장 황진단에 3-2로 신승했다. 랭킹 2위 신진서 9단과 5위 이세돌 9단은 7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성사된 1지명 맞대결로 관심을 증폭시켰다. 올 시즌 3명의 신예(박하민ㆍ송지훈ㆍ설현준)에게 잇달아 패하며 체면을 구긴 이세돌 9단은 개시 20분 만에 좌하귀를 잡고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하변 공방에서 균열이 일어났다. 그곳 한 번의 부딪힘에서 신진서가 큰 우세를 잡았다. 바둑TV 중계석의 이희성 해설위원은 “백이 두터워지면서 흑이 아무 낙이 없는 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불리한 이세돌 9단에게 치명적인 시간연장책 실수까지 나왔다. 귀를 잡고 있던 외곽의 대마가 거꾸로 잡히면서 전의를 상실했고 개시 1시간 25분이 지났을 무렵 돌을 거뒀다. 

우리 나이 서른 여섯이라는 세월의 무게 탓인지 이세돌 9단은 전반기 7차례의 속기대국에서 단 한 번의 승리에 그치며 속기 대국에서 뚜렷한 약점을 드러냈다. 유일한 승점은 4라운드에서 홍성지 9단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1승 6패는 40명의 KB리거 가운데 가장 밑바닥 성적이다. 2년 전 역대급으로 부진했을 때(5승 8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70%에 육박하는 승률로 리그 통산 승률 2위에 올라 있는 이세돌이다. 지난해는 팀이 바닥을 기는 와중에도 9승 2패로 꿋꿋했다. 

현재 한국랭킹 5위에 올라있는 이세돌 9단은 5월 들어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월까지 31승 7패로 좋았던 전적이 5월 이후 11승 17패로 저조하다. 두 기간의 승률을 비교해 보면 82%에서 39%로 급전직하다. 여기에 올해는 유달리 자신의 성적과 팀 성적이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위기다. 

반면 지난 5월 GS칼텍스배 결승에서 3-2로 승리하며 이세돌 파훼법을 찾은 신진서 9단은 3개월 만의 재회에서 다시 한 번 이세돌 9단에게 승리하며 상대전적 격차를 4승 5패로 좁혔다. GS칼텍스배 결승 직전까지 신진서 9단은 이세돌 9단에게 3연패 중이었다. 

한편 농심신라면배 대표 안국현 8단의 선취점으로 출발한 신안천일염은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어렵사리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한상훈 8단이 이원도 6단을 꺾고 2-1로 리드했을 때는 쉽게 승리가 보이는 듯 했지만 직후 김명훈 6단에게 동점을 허용하면서 살얼음판의 길을 갔다. 

4시간이 넘는 사투를 벌이며 가장 마지막에 끝난 장고대국에서 이지현 9단이 집념의 역전승을 거둔 것이 신안천일염의 결승점이 됐다. 

중반까지 필패의 형국에 몰렸던 이지현 9단이 견디고 견딘 끝에 이창호 9단에게 2집반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어떻게 해도 지기 어려웠던 이창호 9단이 거듭 실수하는 장면에서 “믿기지 않는다” “눈물나게 당했다” 등등 중계석의 안타까운 멘트가 줄을 이었다. 

전반적으로 벼랑을 등에 지고 싸운 신안천일염 선수들의 정신력이 정관장 황진단보다 강했다. 신안천일염은 주장 이세돌이 패했는데도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후반기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11일 BGF와 포스코켐텍이 7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전반기 1위 자리가 걸린 중차대한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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