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좌)이 중국의 커제 9단과 대국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리빙TV DB)

[리빙TV 김경동 기자] 이세돌 9단이 세계랭킹 1위인 커제 9단과의 16번째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세돌 9단은 1월 13일 제주도 하비치 호텔에서 열린 '2018 이세돌 9단 VS 커제 9단 하비치 바둑대국' 특별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커제 9단에게 293수만에 흑1집반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비공식 대국을 포함한 두 사람의 맞대결은 12승 4패로 커제 9단이 여전히 우세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지난 해 10월 화산논검배에서 만나 커제 9단이 승리를 거둔 후 2개월여 만에 재회했다. 돌을 가린 결과 이세돌 9단의 흑번으로 대국이 시작됐다. 초반 흑41의 좋은 수로 흑47까지 흑이 좋은 진행이었다. 이후 77까지 흑이 포석에서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흑87이 약간 무리수였고, 이어 만만찮은 상황에서 흑117의 악수로 형세가 미세해졌다. 120수가 진행될 무렵 중국 인공지능 '절예'는 이세돌 9단의 67% 승리를 예상했다. 커제는 백138, 140의 연이은 강수를 두면서 국면을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하귀 패싸움을 해소한 후 백196의 사실상의 패착을 두면서 바둑은 복잡해졌다. 종반 이세돌은 완벽한 마무리로 흑반집승이 예상되는 국면에서 막판 1집을 더 챙기면서 흑1집반승으로 대국이 끝났다.

대국에 앞서 이세돌 9단은 "커제와 대국할 때 초반은 기분이 좋은데 끝나고 나면 기분이 않좋을 때가 많았다. 제주도가 나의 홈인데 좋을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많은 빚을 조금이라고 갚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승리로 일부의 빚을 갚았다.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은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알파고와 대결을 펼쳤던 인물이다.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 4패를 기록한 이후 인간과의 대결에서 9연승을 기록한 바 있으며, 커제는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승점없이 3패를 당한 후 가진 인간과의 대결에서 22연승을 기록했다.

두 사람은 매번 대결을 펼칠 때마다 적지 않은 화제를 낳았다. 특히, 커제 9단은 2016몽백합배 결승전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앞두고 "이세돌 9단이 우승할 확률은 5% 정도"라는 발언을 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세돌 9단은 지난 9일 중국에서 벌어진 세계명인전에서 중국의 롄샤오 9단, 일본의 이야마유타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17억원을 벌어들인 커제 9단은 지난해 6억 7,000만원을 벌어들여 국내 상금왕에 오른 한국랭킹 1위 박정환 9단을 2배가 훨씬 넘는 차이로 따돌리며 세계 최강자의 면모를 자랑했다. 

이날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이세돌과 커제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 1,2위에 올랐다. 이번 대국은 각자 제한시간 40분, 60초 초읽기 1회로 진행됐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북경현대의 소형 SUV KONA를 부상으로 지급했으며, 준우승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주어졌다.

원희룡 제주 도지사가 이날 대국의 명예심판을 맡았다(사진=리빙TV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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