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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풍경이 있는 아침] ⑥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시와 풍경이 있는 아침] ⑥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 박상건 기자
  • 승인 2018.09.28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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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갈림길에서 맞는 번뇌와 운명의 이정표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 중에서)

 

갈림길.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갈림길.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소박한 농민과 자연을 노래했던 순수파 시인 프로스트. 그는 교사와 신문기자로 전전하다가 시인으로 데뷔한 뒤 하버드대 교수와 시인으로 명성을 떨치며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았다.

살다보면 걷는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주저함이 앞설 때가 있다. 또 뒤안길을 바라보며 걸어온 길들에 대한 탄식과 아쉬움으로 한숨 쉴 때도 있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 무수한 갈등과 번민,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며 걸어온 발걸음과 세월의 연속이다. 그게 우리네 인생길이다.

인생의 갈림길에서는 갈등을 겪는다. 그 길이 운명의 전환점이다. 도전과 반전이 이뤄지는 변곡점이다. 프로스트 인생길과 숲속 두 길은 교집합으로 중의법 표현이 돋보인 대목이다. 프로스트의 발자취는 곧 우리네 삶과도 맞닿아 위안이 되고 앞으로 이정표가 되어준다.

인간은 직립이면서 두 길을 걸을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그렇게 길 위의 삶은 매순간 스스로의 선택을 요구한다. 그 고뇌가 삶을 숙성시킨다. 그렇게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라고 말할 것이다.

글, 사진: 박상건(시인.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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