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평행이론', 전자랜드 '우승'과 DB 'PO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사진=KBL 제공)
KBL '평행이론', 전자랜드 '우승'과 DB 'PO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사진=KBL 제공)

2020-2021 시즌 정규 경기 종료까지 약 한 달 여를 앞둔 지금 인천 전자랜드의 ‘우승’과 원주 DB의 ‘6강 PO 진출’은 불가능한 꿈일까. 과거 기록에서 찾은 ‘평행이론’을 통해 그 가능성을 점쳐봤다.

지난 2008-2009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전주 KCC였다. 당시 허재 감독의 지휘 하에 ‘국보 센터’ 서장훈과 하승진을 보유하고 있던 KCC는 개막 이후 6승 3패를 기록하며 1라운드 2위로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추락은 계속됐다. 급기야 2008년 12월 7일 안양 KT&G에게 패배한 이후 8연패 수렁에 빠지며 9위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5라운드 시작 당시 순위표에서는 5위에 자리해 있었다. 

이에 허재 감독이 꺼낸 승부수는 전자랜드와의 2대3 트레이드였다. 서장훈이 본인의 출전시간과 팀 내 역할에 불만을 내비쳤고, 이 부분이 나아가 감독과 선수의 불화설로 번지자 팀이 더욱 흔들리기 전에 재빠른 트레이드를 감행한 것이다. 그렇게 KCC는 서장훈과 김태환을 내어주고 강병현, 조우현, 정선규를 영입했다.
재정비 기간을 거친 KCC는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리며 정규 경기 순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렇게 진출한 플레이오프에서 KCC는 각각 6강,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 동부와 5차전 승부를 펼치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삼성과 7차전 승부를 펼치며 혈전을 벌였고 끝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로부터 12년 후, 인생을 걸고 우승을 노리고 있는 전자랜드는 2008-2009 시즌의 KCC와 닮은 부분이 많다. 먼저 전자랜드도 개막과 동시에 7승 2패를 거두며 1라운드 1위를 기록,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2020년 11월 14일 KCC에게 패배한 이후 6연패에 빠지며 팀 순위는 6위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그리고 5라운드 시작 당시 순위표에서는 5위(부산 KT와 공동 5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팀을 구하기 위한 승부수로 교체 카드를 꺼내든 점도 비슷하다. 단, KCC는 국내 선수 트레이드였지만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교체했다.

전자랜드의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인천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 각오와 의지가 분명하다. 비록 리그 재개 이후 3연패를 기록하며 3월 3일 현재 순위는 다시 6위까지 떨어졌고, 교체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아직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인생을 걸고’ 우승을 향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전자랜드가 2008-2009 시즌의 KCC처럼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과거 기록에 남은 선례를 통해 희망을 찾아볼 수 있는 팀이 또 있다. 바로 2012-2013 시즌의 서울 삼성과 현재의 원주 DB다. 지난 2012-2013 시즌 삼성은 앞선 2011-2012 시즌 최하위 팀이라는 불명예를 극복하기 위해 김동광 감독 영입에 더불어 김상식, 이상민을 주축으로 코칭 스태프를 꾸리는 등 팀 재건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시즌 초반 순항하는 듯 했던 삼성은 2013년 1월 12일 부산 KT전을 시작으로 기나긴 8연패에 빠지는 등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급기야 5라운드 시작 당시 삼성은 9위에 자리해 있었지만,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지를 불태운 결과 6강 PO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당시 삼성의 평균 득점은 69.5점으로 전체 9위였고, 경기 당 턴오버 개수는 14.4개로 전체 1위를 기록하는 등 결코 좋지 않은 경기력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자에게 행운이 따랐다. 더불어 이동준과 대리언 타운스가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냈던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비록 6강 PO에서는 전자랜드를 상대로 3패를 기록, 4강 PO 진출에 실패했지만 개막 당시 목표로 삼았던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 DB는 과거의 삼성과 다른 듯 닮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먼저 다른 점이라면 DB는 앞선 2019-2020 시즌 ‘코로나19’로 인해 조기 종료된 정규 경기에서 SK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앞선 시즌 꼴찌를 기록했던 2012-2013 시즌의 삼성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나긴 연패(11연패)를 겪었다는 점과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김종규는 올 시즌 개막 직후 족저근막염 악화로 전력에서 이탈, 복귀 후에도 통증으로 인해 경기력에서 큰 기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당시 삼성은 개막 직전 김승현이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었고, 복귀 후에도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었다.)은 삼성과 닮았다. 더불어 5라운드 시작 시점 순위표에서 9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같다.

물론 비슷한 점 몇 가지를 예로 들어 과거의 삼성처럼 올 시즌 DB도 6강 PO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올 시즌 6강 PO 진출 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DB로서는 삼성과의 ‘평행이론’을 꿈꾸며 희망을 가져볼 만 하다. 과연 시즌 후반 DB는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며 6강 PO 진출 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KBL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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