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프로가 라이트 게임 엑스(LIGHT GAME X) 로드로 낚아낸 광어를 들어 보인다.(사진=월간낚시21 제공)
김병철 프로가 라이트 게임 엑스(LIGHT GAME X) 로드로 낚아낸 광어를 들어 보인다.(사진=월간낚시21 제공)

“그거 입질 아냐? 입질 같은데….”
“그런가?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
루디호(선장 이춘기) 오른쪽 선미에 있는 두 사람이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정작 입질을 받은 사람은 그걸 느끼지 못하고, 옆에 있던 동료가 입질을 알려주는 거다.
“낚싯대 세워, 감아봐, 감아봐~!”
그제야 사태(?)를 짐작한 정웅섭 씨가 낚싯대를 세워든다. 활처럼 휜 낚싯대 끝이 쿡쿡 수면 쪽으로 처박힌다.

70cm급 씨알로 기분 좋은 스타트

“이건 큰 놈이야~!”
이춘기 선장이 뜰채를 들고 다가온다.
드디어 수면 위로 시커먼 어체가 떠오른다. 광어다. 한눈에도 70cm 이상 씨알이다.
“철퍼덕~, 철퍽~!”
수면 위에서 서너 번 몸부림치던 광어의 종착지는 이 선장의 뜰채 안.
“우와, 크다.”
“대박이네, 대박.”
어느새 주변에 몰려든 동료들이 감탄사를 쏟아낸다.
오전 8시 10분. 드디어 첫 광어가 올라왔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전혀 입질을 감지하지 못했던 초보꾼이 마수걸이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었다. 정웅섭 씨는 10분 후 다시 그 자리에서 또 한 마리를 걸어 낸다. 순식간에 혼자 두 마리의 광어를 낚은 거다.

신징항 외항이 광어 산란장

지난 4월 22일 오전 6시. 충남 태안의 신진도항에 7~8명의 꾼들이 모여있다. 이들은 루어낚시 전문 낚싯배 루디호의 단골손님들이자 네이버 카페 ‘루디호’ 회원들. 매년 충남권 광어 다운샷낚시 시즌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꾼들이다.

여기에 한국다이와 김종필 마케팅 차장와 박민규 유튜브 한국다이와 촬영감독이 합류했다. 시즌에 맞춰 출시된 선상 루어낚시 범용 로드 ‘라이트 게임 엑스(LIGHT GAME X)’의 현장 시연을 위해 이번에 새로 들어온 한국다이와 솔트루어 필드스태프 김병철 프로도 함께했다. 루디호 선장 이춘기 프로 역시 올해 한국다이와 솔트루어 필드스태프로 합류했다.

오전 6시 반 신진항을 떠난 루디호는 방파제를 벗어나자마자 속도를 줄인다. 
“일단 광어 산란장부터 체크를 해 볼게요.”
이춘기 선장은 ‘신진항에서 5분 거리의 외항 바닥이 광어 산란장’이라고 말한다. 바닥까지의 수심은 12~15m. 모래와 잔자갈이 깔린 곳이다. 그러나 수온이 아직 7~8도 선에 머물러 있다. 아직은 수온인 정상적으로 오르지 않고 있는 상황. 그래서일까, 첫 포인트에서는 1시간 동안 광어 얼굴을 보지 못했다. 드문드문 우럭이 낚이긴 했지만….

마검포 수심 20m 바닥에서 마릿수 입질

오전 8시 루디호가 이동한 곳은 안면도 마검포 앞 해상. 바로 여기서 정웅섭 씨가 70cm와 50cm급 광어를 연거푸 두 마리 낚아낸 것이다. 

이후 우럭과 노래미가 마릿수 입질을 했고, 오전 9시쯤 뱃머리에 있던 권영조 씨에게 세 번째 광어가 낚였다. 오렌지색 웜에 낚인 권영조 씨의 광어 씨알도 50cm 정도. 아직은 활성도가 낮은 듯, 광어 주둥이에 아슬아슬하게 훅이 걸려 올라왔다.
“이것도 광어 같은데….”
다시 채비를 내리던 권영조 씨가 힘껏 챔질을 한다. 20m 수심 바닥에서 입질을 받은 권영조 씨의 낚싯대가 크게 휘어있다. 천천히 낚싯대를 받쳐들면서 릴을 감는 권영조 씨. 이윽고 수면에 무언가가 떠오른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광어다. 비슷한 씨알의 광어가 같은 사람에게 다시 낚였다.

갑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지만 다른 꾼들에게로 입질이 전파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루디호는 다시 방향을 남쪽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마검포에서 3km 정도 남쪽에 있는 곰섬 부근. 그러나 우럭은 곧잘 올라오지만 여기서는 광어 입질이 전혀 없다. 다시 이동. 이번에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은 루디호가 한참을 올라간다.

가의도 서쪽 어초밭은 광어 놀이터

오전 11시 반. 루디호 엔진이 숨을 고른 곳은 신진도 서쪽 5km 지점의 가의도 해상. 여기는 수심이 제법 깊다. 채비가 20m 이상 내려가는 곳이 있고, 깊은 곳은 30m가 넘는다.

“여기는 어초밭입니다. 어초낚시를 할 거예요.”
이춘기 선장이 꾼들에게 수심과 어초의 높이를 알려준다. 
어초낚시라면 입질 받을 확률은 높지만 채비 뜯김은 각오해야 한다. 어초 구멍에 채비를 넣으면 거의 100% 확률로 입질을 받을 수 있지만 운용이 서툴면 어초 사이에 채비가 박혀버린다. 이 때문에 어초낚시를 할 때는 바닥까지의 수심과 어초의 높이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야 한다. 내 채비가 어초의 능선에서 놀 수 있도록 섬세하게 운용해야하는 낚시가 바로 ‘어초낚시’다. 여기서 꾼들 간에 실력 차가 확인된다. 

김병철 프로의 진가는 여기서 드러났다. 루디호는 조류를 따라 오른쪽으로 흐르면서 어초 위를 통과하고 있다. 김 프로는 어초와 어초 사이의 구멍에 정확히 채비를 넣고, 밑걸림을 절묘하게 피하면서 씨알 좋은 우럭을 연거푸 랜딩해 낸다. 그러더니 마침내 광어 입질까지 받았다.
“씨알이 큰 건 아닌데, 차고 나가는 힘은 좋네요.”
김병철 프로가 낚아낸 광어는 50cm급. 초록색 웜에 유혹당했다. 
“어초 능성 위에서 웜을 놀렸는데, 그 아래 숨어 있던 놈이 덥친 것 같아요.”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었다. 김병철 프로는 곧바로 내린 똑같은 채비로 이내 비슷한 씨알의 광어 한 마리를 더 걸어 올린다. 단 5분 동안 두 마리의 광어를 낚아낸 것이다.

이후 이춘기 프로가 씨알 좋은 우럭 한 마리를 걸고, 그 옆에 있던 박민규 촬영감독도 비슷한 씨알의 우럭으로 손맛을 본다. 
이날 신진도 앞바다, 정확히는 가의도 서쪽 해상에서 낚은 광어는 줄잡아 10여 마리. 우럭과 노래미는 마릿수로 올라왔다. 7~8도의 저수온 상황에서 건져 올린 쾌거였다. 

“5월 초부터는 본격적인 대광어 시즌이 열릴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 이정도 마릿수를 확인했으니 올해 광어 다운샷낚시는 조황 전망이 아주 밝은 편이네요.”
이춘기 루디호 선장은 ‘올해 충남권 대광어 시즌이 어쩌면 역대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신진도 신진항에서 출항하는 루디호는 5월부터 주꾸미 시즌 전까지 매일 광어 다운샷 출조를 한다. 선비는 1인 1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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