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지눌· 학자 최치원 자취 깃들여..

문화재청은 경남 하동군의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4일 예고했다.

 불일폭포 전경 [문화재청 제공]
 불일폭포 전경 [문화재청 제공]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은, 예로부터 문인묵객(文人墨客·시·서화 등의 문사를 하는 사람)들이 예찬하여 수많은 시문과 여행기를 남긴 저명한 명승지이다.

특히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불일폭포는 높이가 약 60m에 이르는 데다 높낮이가 큰 물의 흐름과 우렁찬 물소리, 주변의 기암괴석 등이 어우러져 웅장하면서도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전해지는 이야기는 폭포 아래 소(沼)에 살던 용이 승천하면서 청학봉과 백학봉을 만들고 그 사이로 물이 흘러 폭포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불일'이라는 명칭은 고려 제21대 왕 희종이 지눌에게 '불일보조'(佛日普照)라는 시호를 내린 것에서 유래하여 지눌이 수도하며 머문 곳에 이 명칭을 붙여 부르고 있다.

 쌍계사 대웅전 전경 [문화재청 제공]
 쌍계사 대웅전 전경 [문화재청 제공]

불일사상의 요람인 쌍계사는 724년(신라 성덕왕 23년)에 '옥천사'로 창건하고 정강왕 때 ‘쌍계사’로 이름을 바꿨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벽암(碧巖)대사가 1632년(인조 10년)에 중건(重建)되어 지금까지 이른다.  

최치원은 쌍계사 가람(伽藍·사찰)이 사찰 입구에 있는 일주문부터 석가모니불을 모신 법당인 대웅전까지 확장되는 모습이 호리병과 닮았다며 '호리병 속의 별천지'(壺中別有天)로 묘사하기도 했다. 

고려시대 이인로가 펴낸 '파한집'(破閑集)에는 쌍계석문(雙磎石門)과 청학동이 소개돼 있는데 최치원의 신선 사상이 깃든 이상향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의 경관뿐 아니라 역사적·학술적 가치도 크다고 평가했다.  

쌍계사 일원에는 국보 '진감선사탑비'와 보물 '하동 쌍계사 대웅전' 등 20점이 넘는 문화재가 존재하며, 불일폭포로 가는 지리산 수림에는 스님들이 왕래하던 옛길 등이 잘 남아있다. 

지눌이 머물렀다는 불일암, 최치원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완폭대 각석(翫瀑臺 刻石) 등 옛 명승 자원도 고스란히 보존돼 가치를 더한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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