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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뒤집기에 뒤집기 명승부...36년 만에 4강 진출
한국, 뒤집기에 뒤집기 명승부...36년 만에 4강 진출
  • 박상건 기자
  • 승인 2019.06.0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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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감독 “이렇게까지 강한 팀인 줄 몰랐다”

한국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36년 만에 4강 진출 꿈을 이뤄냈다.

연장 전반 조영욱이 역전골을 넣은 뒤 포옹하고 있다
연장 전반 조영욱이 역전골을 넣은 뒤 포옹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8강에서 뒤집기에 뒤집기, 축구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이고 극적인 골을 연결시키며 새벽잠을 설치는 축구팬들에게 명수부전을 연출했다. 한국은 1골 2도움을 올린 이강인(발렌시아)의 활약 속에 연장 접전 3-3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한국은 2-2로 맞선 승부차기에서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오세훈(아산)이 상대 골키퍼 파울로 재차 찬 끝에 골망을 흔든 반면 세네갈의 마지막 키커의 공이 공중으로 뜨면서 극적인 승부차기 승리를 확정했다.

한국은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이 속한 ‘죽음의 조’ F조에서 2승 1패,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뒤 일본을 1-0으로 돌려세우고 8강에 오른 데 이어 세네갈까지 꺾고 4강에 진출해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도 지켰다.

우리나라는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8강 상대 미국을 2-1로 꺾은 에콰도르와 결승 진출을 겨룬다.

후반 추가 시간 한국 이지솔이 극적인 동점 헤더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후반 추가 시간 한국 이지솔이 극적인 동점 헤더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최전방에 3경기 연속골 도전에 나선 오세훈을 앞세우고, 전세진(수원)과 이강인을 좌우 측면에 배치해 세네갈 진영을 공격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공세를 강화했지만 전반 37분 연속으로 세 번째 이어진 왼쪽 코너킥에서 길게 올라온 크로스를 골라인 부근에서 헤딩했고, 공이 뒤로 흐르자 카뱅 디아뉴가 왼발로 강하게 때렸다. 공은 골키퍼 이광연(강원)의 손끝을 스친 뒤 왼쪽 골문을 갈랐다. 한국의 첫 실점이었다. 후반 들어 공격의 주도권을 쥔 한국은 행운의 페널티킥으로 얻어 이강인이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왼쪽 구석을 꿰뚫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31분 이재익(강원)이 위험지역에서 유수프 바지의 오른발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돼 한 골을 더 허용했다. 1-2 패배로 끝날 것 같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8분에 왼쪽 프리킥을 얻은 한국은 이강인이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킥을 얻어냈던 이지솔이 달려 나오며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강인은 연장 전반 6분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3명 사이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조영욱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대포알 같은 슈팅을 골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세네갈이 연장 후반 16분 아마두 시스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양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한국은 1, 2번 키커 김정민(리퍼링)과 조영욱이 실축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3번 키커 엄원상(광주), 최준(연세대)이 잇따라 골망을 흔들고 상대 키커들의 실축으로 2-2 상황이 됐고 오세훈이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오세훈이 찬 공이 상대 골키퍼에 읽혀 막혔지만 주심은 골키퍼가 슈팅 전에 골라인을 벗어났다며 경고 카드를 내밀며 재차 슈팅 기회가 왔다. 오세훈은 과감하게 정면에 내리 꽂는 슈팅으로 3-2를 만들었다. 세네갈 마지막 키커의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뜨면서 한국축구의 미래들은 마침내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했다. 무려 36년 만에 재현한 4강 진출신화였다.

전반 시작에 앞서 한국 정정용 감독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전반 시작에 앞서 한국 정정용 감독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2회째였던 1979년 일본 대회 때 처음 본선에 진출했다.

처음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4강 신화로 유명한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우리 대표팀은 스코틀랜드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패했지만, 개최국 멕시코를 2-1로 제압하고 분위기를 바꾸더니 3차전에서 호주를 2-1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우루과이와 마주한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 4강까지 진출했다.

36년 만에 세계 ‘4강 신화’를 일궈낸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정정용 감독은 “우리는 꾸역꾸역 가는 팀이다. 쉽게 지지 않는다”면서 끝까지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감독은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여기 오기 전에 국민들과 약속한 부분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이제 우리 선수들이 한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하는 세네갈 대표팀 유수프 다보 감독
기자회견 하는 세네갈 대표팀 유수프 다보 감독

 

오세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못 넣었지만, 우리 골키퍼인 (이)광연이가 막아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며 “질 것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수프 다보 세네갈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팀의 경기력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까지 강한 팀인 줄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정도 준비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조직력 있는 팀인 줄 올랐다”면서 “경기하면서 바로 알게 됐다. 여기까지 올 자격이 있을 만큼 강한 팀이고, 레벨이 높은 선수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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