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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산, 들 목가적 풍경...농어촌 체험 동시 가능한 섬
섬, 산, 들 목가적 풍경...농어촌 체험 동시 가능한 섬
  • 박상건 기자
  • 승인 2019.08.2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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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51) 옹진군 장봉도

연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옹진군 북도면은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등 4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면사무소는 시도에 있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섬은 북도면 마지막 섬인 장봉도이다.

인천에서 서쪽으로 21km 떨어져 있다. 장봉도 가는 길은 영종도 삼목 선착장에서 도선을 탄다. 출항과 함께 갈매기 떼와 아름다운 동행을 한다. 독도, 울릉도, 홍도 먼 섬 무인도에서 서식하는 이 괭이갈매기는 어부들의 어로작업 현장에서 함께 하는 정겨운 물새 중 하나이다.

갈매기 먹이주기
갈매기 먹이주기

 

머리와 가슴, 배는 흰색이고 날개와 등은 잿빛이다. 봄부터 여름철에 번식을 시작하는 데 울어대는 것이 마치 고양이 울음소리 같아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까운 느낌을 준다. 이 갈매기가 상공에 날면 물고기 떼가 있다는 것으로 때로는 어장을 찾는 길잡이 노릇을 해준다.

TV에서 야생 반달곰이나 멧돼지가 사람 손에 길들여져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이들도 어느덧 ‘새우깡’ 맛에 길들여졌다. 물론 일부 무리들은 독도와 황해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여정일 뿐이다.

그렇게 갈매기와 동행한 지 10분여 분 정도 흘러 ‘신도(信島)’라는 섬이다. 섬 주민들이 성실하고 순박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라서 진염(眞鹽)이라고도 불렀다.

그 다음 섬이 ‘시도’. ‘화살섬’이라는 뜻이다. 고려 말 최영 장군과 이성계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강화도 마니산에서 이 섬을 과녁 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그 다음 섬이 모도. 고기가 잡히지 않고 띠만 걸려들어 ‘띠 모(茅)’자를 따서 부른 이름이다.

가막머리 노을바다
가막머리 노을바다

 

띠는 푸른 해초류 일종인데 남해안에서는 ‘진질’이라고 부른다. 이 풀을 퇴비로 썩혔다가 농사지을 때 밑거름으로 사용했다. 신도, 시도, 모도 등 3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 퍼져 있는 해상에 장봉도가 있다. 장봉도로 가는 하늘에는 시나브로 인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가 높낮이는 다르지만 갈매기와 수평을 이루며 날아가는 오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삼목항에서 장봉도 선착장까지는 40분 걸린다. 장봉도는 2019년 8월 기준, 주민 1,040명이 산다. 주민들은 주로 김 양식과 백합, 동죽, 바지락과 새우 등을 잡아서 팔거나 논농사, 밭농사, 포도를 재배한다. 특히 포도는 이 섬의 특산품 중 하나이다.

선착장에 내리면 바로 인어상이 여행자를 맞는다. 인어상의 전설은 이렇다. 어느 날 ‘날가지 섬’의 어부가 고기잡이를 하다가 고기대신 인어를 낚았는데 어부가 인어를 살려줬다. 죽음을 면한 인어는 이 어부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고기가 많이 잡히도록 도와줬다는 이야기다.

장봉 마을버스
장봉 마을버스

 

장봉도 진풍경은 선착장에서 차를 타고 구불구불 산모롱이를 돌아가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걷기 코스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아름다운 산길을 타고 내려가면 어느새 툭 트인 바다가 펼쳐진다. 장봉도는 이처럼 봉우리가 구릉성 산지를 이루며 길게 동서로 뻗어 내린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해안선길이는 22.5㎞. 해식애와 해식동굴이 발달해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자랑한다. 해수욕장등 풀등 면적이 68.4㎢에 이른데 해양수산부는 이 일대를 갯벌 습지보호지역 제5호로 지정했다. 섬 안의 풍경은 뜨개질처럼 논과 밭이 잘 엮어진 평야지대가 조화를 이루며 목가적인 섬 풍경을 가진 반농 반어촌이다.

장봉도해변
장봉도해변

 

걷기코스는 장봉선착장→인어상→구름다리→혜림재활원→말문고개→국사봉정상→진촌해수욕장→봉화대팔각정→가막머리(감악산 끝머리) 구간이 10km에 이르고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장봉도 걷기코스는 섬과 해안, 들과 산길로 이어지며 지루하지 않게 구성돼 있다. 어느 길이든 호젓한 길과 정겹고 평화로운 풍경이 함께 한다.

4월이면 벚꽃이 만개하는데 걷기코스의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면사무소에서 해마다 ‘장봉도 벚꽃맞이 가족건강걷기대회’를 개최한다. 수도권 지역에서 연인, 가족끼리 봄 풍경을 즐기고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이 섬을 즐겨 찾는다. 걷기코스는 옹암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한들해변에서 반환하여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구간인데 6㎞ 거리에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최근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기존코스에 해안 절벽 위를 걷는 ‘장봉해안길’, 섬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화산과 섬 최북단 가막머리 전망대를 잇는 ‘하늘나들길’, 간조 때 걷는 ‘장봉보물길’ 등 3개 코스를 새로 개발했다.

상합조개
상합조개

 

장봉도는 수도권 지역 섬 가운데 아직도 훈훈한 어촌 인심이 살아 있는 섬이다. 옹진군에서 처음으로 팜스테이 마을로 운영했다. 고구마와 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봉숭아 꽃물들이기, 메뚜기 잡기, 포도와 참외 따기 등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갯벌체험과 어우러져 청소년과 가족 여행 프로그램으로 안성맞춤이다

장봉도 분교와 그 앞을 지나는 섬마을 버스는 TV문학관에서 자주 보던 시골 풍경을 떠 올렸다. 분교 앞 작은 마을버스는 섬마을 동구 밖을 다 거쳐 선착장이 종점이다. 이 버스를 타고 장봉 1리에 있는 옹암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경사가 완만하고 바다가 깊지 않아 가족단위 휴식처로 알맞은 해수욕장이다.

버스에 내려 해수욕장으로 가는 오솔길이 분위기도 분위기 만점이다. 해변에서는 그물을 끄는 가족들이 많았다. 이따금 바다가재와 새우, 망둥어를 잡고 숭어도 그물코에 걸려들었다. 뻘밭 촉감이 좋은 탓에 저마다 맨발로 해변을 걸었다. 아이들은 아예 뻘밭에 몸을 내동이치며 썰매 타기를 즐겼다. 그 뻘밭 사이로 난 수로를 따라 멀리 고깃배에서 고기를 양동이에 옮겨 담은 마을 아낙들이 엉덩이를 흔들며 콧노래를 불렀다. 해변으로 걸어 나오는 풍경이 참, 정겹다.

장봉도 무인도
장봉도 무인도

 

멀리 보이는 무인도 동만도, 서만도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천연기념물 제360호로 지정된 노랑부리 백로와 천연기념물 361호로 지정된 괭이갈매기 번식지가 있다.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38종 1만3500여 마리의 철새가 서식한다. 백사장인 풀등에는 백합조개를 비롯하여 많은 어패류 등이 서식한다.

옹암 해수욕장에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한들 해수욕장. 한적하기 이를 데 없는 해수욕장이다. 때 묻지 않은 어촌의 순수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논두렁, 밭두렁을 거쳐 신작로를 따라 산길을 오르는 지점에 있다.

장봉 3리의 진촌 해수욕장은 낙조가 아름다운 곳. 이곳 섬 기슭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면 좋다. 움푹 들어간 바위 모서리에 야영장을 꾸미니 그늘막 역할을 해줬다. 바로 앞바다의 무인도 망토섬도 한 풍경 했다. 망토 섬으로 노을이 지면서 바다는 온통 노을빛으로 출렁였다. 해질 무렵에는 당일치기 여행이라면 마지막 배편 시간을 고려해 서둘러야 한다.

작은 멀곳
작은 멀곳

 

섬을 빠져 나오기 전에 일정의 여유가 있다면 장봉도 특산물 동죽 조개를 캐보거나 먹어보길 권한다. 포구 주위에서 갓 캐온 싱싱한 조개를 민박집이나 민가에서 구할 수 있다. 선착장 앞에는 무인도는 ‘멀굿’. 이 지역 주민들은 썰물에 이 섬으로 걸어가 조개와 해초를 캔다.

바위섬인 ‘멀굿’ 이름이 얼마나 정겨운가. 이처럼 장봉도는 망토섬, 감투산, 날가지, 뒷장술, 독바위, 거무지, 아기노골, 아구노골, 똥골, 뱀메기 뿌리 등 고유어로 부르는 섬이 많다. 장봉도를 빠져나오면서 또다시 갈매기와 동행한다. 그렇게 삼목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붕~부우웅~ 뱃고동소리가 출항을 알릴 즈음 저편 수평선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문의: 옹진군 북도면사무소(032-899-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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