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척급 붕어 손맛을 본 송귀섭 아피스 이사(사진=월간낚시21 제공)

봄이 오고 있다. 붕어 산란 소식도 곧 들려 올 듯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 탓일까? 물가의 낚시 여건은 좋아지고 있는데 꾼들의 발길은 예전만 못하다. 조황 역시 대부분 잔 씨알부터 준척급 마릿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영전지를 관통하는 물길

지난 2월. 첫눈이 내린 지 1주일이 지난 20일. 나는 겨울 막바지 출조 길에 나섰다. 내가 찾아간 곳은 광주에서 1시간 거리의 전북 부안군 보안면의 신창천. 이 신창천의 중류에 유명한 영전지가 있다.

신창천은 연안을 따라 갈대와 부들이 아주 잘 발달해 있고, 배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도 서식한다. 사철 물낚시가 가능한 곳이지만 조과는 배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낚이는 붕어의 씨알은 잔챙이부터 준~월척급까지 다양하다. 현지꾼들은 동이 튼 후부터 해 질 녘까지 주로 짬낚시로 손맛을 보는 곳이다. 신창천의 붕어낚시 미끼는 글루텐 떡밥이나 옥수수가 주류이만 겨울에는 지렁이가 효과적이다.

거센 바람에 흔들린 밤낚시

나는 영전지를 지나 하류권 연안의 수초지대를 둘러본 후 송귀섭 아피스 이사와 나란히 자리를 잡는다.

송 이사는 짧은 대로 연안 갈대 언저리를 노리고, 나는 직공채비로 삭아 누운 부들 사이를 공략한다. 수심은 1.2~1.5m. 늦겨울치고는 물색이 좋다.

탐색용으로 지렁이 미끼를 꿰어 찌를 세워본다. 간간이 들어오는 블루길 입질. 극성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와 있는 꾼들은 대부분 살림망을 담가두고 있다.

첫 입질은 오후에 찾아왔다. 낚여 올라온 붕어는 24cm. 의외로 확실한 찌 올림을 보여준다.

이후 해 질 녘까지는 전혀 입질이 없다. 이른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주변 꾼들이 하나 둘 철수를 한다.

북서풍이 분다. 나는 케미컬라이트를 꺾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소리를 들으며 낚아낸 붕어는 마수걸이보다는 굵다. 29cm. 점점 기대감이 커진다. 그러나 바람이 불면서 기온은 더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수초 속으로 붕어들이 파고 들텐데….

자정 무렵까지 찌에 움직임이 없다.

‘수초 속에 붕어들도 여럿이 모이다 보니 마스크를 하고 있나?’

새벽이 되자 불어대던 바람이 거의 태풍 수준으로 바뀐다. 세워둔 차량이 흔들릴 정도다. 이쯤 되면 일단 물러서는 게 자연에 대한 도리다. 나는 쉬어가기로 했다.

수온 오르자 여기저기서 “퍼드덕~!”

다음 날. 동트기 직전에야 바람이 멎는다. 이제야 겨우 신창천에 평화가 찾아온 듯 하다. 이 시각 또다시 모여드는 출조 차량 행렬.

아는 송귀섭 이사와 따뜻한 커피 한 잔씩 마신 후 오전 골든 타임을 노리기 위해 다시 자리에 앉는다. 아침 햇살이 신창천 수면에 퍼지면서 여기 저기 챔질 소리가 들린다. 마치 농부가 수확을 하듯 한 마리씩 낚이고 있다. 나와 송귀섭 이사도 번갈아 손맛을 즐긴다.

1박 2일 동안의 신창천 낚시. 비록 월척 손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준척급까지 마릿수 찌올림은 충분했다. 낚인 붕어는 대부분 글루텐 떡밥과 지렁이에 반응했다. 평균 씨알은 18~24cm.

이제 완연한 봄기운이 번지고 있다. 신창천을 비롯해서 인근 영전지 등에는 곧 산란 월척이 연안 가까이 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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