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완봉승으로 오청원배 초대 챔프 올라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2국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김채영 4단(왼쪽)과 최정 9단의 대국 모습(사진=한국기원 제공)

국내 여자랭킹 3위 김채영 4단이 랭킹 1위 최정 9단을 꺾고 오청원배 초대 챔프에 올랐다. 25일 중국 푸저우(福州) 샹그리라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3번기 2국에서 김채영 4단이 최정 9단에게 308수 만에 흑 5집반승하며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상금 8400만원을 획득했다.

앞서 23일에 열린 1국에서 김채영 4단은 최정 9단을 236수 만에 불계로 꺾고 선취점을 얻은데 이어 2국마저 승리하며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김채영 4단은 최정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 2016년 0승 3패, 2017년 0승 2패, 2018년 0승 4패 등 열한 번의 맞대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고전해 왔지만 세계대회 결승이란 큰 무대에서 2연승을 거두며 ‘최정 징크스’를 벗게 됐다. 특히 지난 1월 제22기 하림배 여자국수전에서 최정 9단에게 우승컵을 내줬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준우승의 한을 풀었다.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김채영 4단은 한국기원 승단규정에 따라 5단으로 승단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최정 9단은 지난해 제8회 궁륭산병성배 우승, 명월산배 한중일 3국 4도시 여자바둑 쟁탈전 우승, 제5회 루양배 한중일 삼국 바둑명인 페어전(조한승-최정) 우승을 비롯하여 제22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우승 등으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이번 대회는 시작도 하기 전에 명실상부한 여자 세계최강자인 최정 9단을 위한 대회로 여겨질 정도였지만 초대 우승컵은 복병인 김채영 4단에게 돌아갔다.

대국 후 김채영 4단은 “입단 후 늘 가지고 있던 세계대회 우승의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면서 “최정에게 매번 지기만 했는데 1승을 넘어 우승까지 하게 돼 더욱 기쁘다”는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어 “우승이 확정되고 한국에 계신 엄마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너무 많이 우셔서 나 역시 울컥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국내 선발전을 통해 대회 출전 기회를 얻은 김채영 4단은 24강에서 일본 뉴에이코 2단, 16강에서 중국 가오싱 4단, 8강에서 일본 셰이민 6단을 연파한데 이어 4강에서 중국 여자랭킹 1위 위즈잉 6단에게 반집승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랭킹시드로 대회에 출전한 최정 9단은 16강에서 중국의 인취(尹渠) 2단, 8강에서 중국 루민취안(陸敏全) 4단, 4강에서 리허(李赫) 5단에게 승리했지만 김채영 4단에게 패하며 세계대회 네 번째 우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오청원배 우승상금 50만 위안(약 8400만원)을 획득한 김채영 4단은 올해 상금 1억 3000만원을 넘어서며 최정 9단, 오유진 6단에 이어 여자기사 3번째로 연간상금 1억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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