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낚아낸 준척급 붕어를 들어 보이는 필자(사진=리빙TV DB)

여름 시즌 붕어낚시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계곡형 저수지일 것이다. 그러나 올 여름 계곡형 저수지 조황은 그리 좋지 못한 것이 문제. 지난 봄 많은 비가 내린 후 아직은 대부분의 계곡형 저수지의 수위가 만수위에 가깝다. 즉, 포인트가 드러나지 않은 곳이 많다. 간혹 들려오는 계곡형 저수지의 조황정보는 낱마리 월척이 전부다.

5년 동안 푹 쉰 섬, 압해도

나는 신안군의 섬으로 눈을 돌렸다. 그 중에서도 5년간 휴식기를 가진 후 지난 7월 1일부터 꾼들에게 문을 연 압해도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문제는 여름 섬모기의 극성인데, 까짓것 한 번 부딪쳐 보는 거다. 꾼들이 찾지 않았던 지난 5년 동안 압해도 붕어자원이 얼마나 잘 보존돼 있는지도 살펴보고 싶었다. 먼저 압해도 출조를 했던 꾼들의 정보를 요약해 보면 압해도의 대표적인 상동지, 하동지, 호래지, 들장지 등은 만수위로 낚시여건이 좋지 못하다. 게다가 조황 역시 몰황에 가깝다. 수로권 역시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던 중 시원스런 정보가 날아들었다. 월척 6마리 외 잔 씨알 붕어 마릿수와 씨알 굵은 장어까지 서비스로 낚았다는 것. 우리는 지난 7월 10일 햇볕이 따가운 압해대교를 건넜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분매리 둠벙. 길을 중앙에 두고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분매리 둠벙은 지난 봄 확장공사가 끝나면서 예전보다 수면적이 훨씬 넓어져 있었다. 주차여건은 좋지만 만약 농로까지 물이 차오르면 차량 통행이 어려울 수 있겠다.

넓어진 수면, 건강하게 돌아온 둠벙

분매리 둠벙의 수면에는 마름이 일부 덮여 있고, 연안에는 갈대와 부들이 잘 자라고 있다. 확장공사를 할 때 일부 바닥을 긁어낸 듯, 수심의 깊고 편차가 심하다. 우리는 주변을 다 둘러 본 후 작은 둠벙을 공략키로 한다.
나는 좌우 부들 군락 사이에 있는 마름에 구멍을 낸 후 직공채비로 1.5~1.7m 수심에 찌를 세운다. 정성훈 대물무지개 고문은 둠벙과 나란히 뻗은 분매수로에 찌를 세우고, 송귀섭 아피스 이사는 작은 둠벙 상류에 자리를 잡는다.
햇볕이 너무 뜨겁다.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해지기 직전 채집망을 열어 그거에 들어 있는 새우를 바늘에 꿴다. 가장 먼저 덤벼드는 놈들은 살치와 가물치. 좀 더 시간이 지나야 붕어 입질이 들어올 모양이다. 우리는 이른 저녁식사를 한다.

가을~겨울 시즌이 기대되는 곳

가장 먼저 입질을 받은 사람은 정성훈 대물무지개 고문이었다. 찌불을 밝히기 직전 21cm짜리 수로 붕어가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이다.
이윽고 분매리 마을에도 어둠이 내리고, 수면에는 하나 둘 별이 뜬다. 어둠 속 수면에 뜬 별(찌불)은 항상 꾼들을 설레게 한다. 자정 무렵 나에게도 21~27cm급 붕어 3마리가 얼굴을 보여준다.
다음 날 아침. 밤새 쌓인 피로를 커피 한 잔으로 풀어본다. 간밤에 거둔 우리의 조과는 고만고만하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좀 있으면 다시 날이 뜨거워 질 것이다. 우리는 서둘러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집중한다. 그러나 기대했던 월척 입질을 끝내 없었다. 잔챙이 붕어들의 극성스런 입질과 잡어들. 그 와중에도 간간이 낚이는 준척급 붕어가 반가웠던 5년만의 분매리 둠벙 출조였다.

5년 만에 찾은 압해도 분매리 둠벙은 낚시여건이 확실히 좋아진 건 분명해 보였다. 한낮에도 새우와 참붕어가 채집될 정도로 건강한 낚시터. 붕어낚시 미끼는 새우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잡어 입질이 잦으므로 그 점에 대한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둠벙에서는 해질녘과 밤, 수로에서는 해질녘과 오전에 입질이 활발했다. 다가올 가을 시즌과 겨울 월척을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전남 신안군은 지도, 압해도, 증도, 임자도 등 14개의 큰 섬과 그 보다 작은 여러 개의 부속섬을 가진 곳이다. 붕어낚시꾼들, 특히 광주전남꾼들에게 신안 섬 붕어낚시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각 섬마다 이름 난 저수지가 많고, 곳곳에 크고 작은 수로와 둠벙이 산재한다. 신안 섬이 가지고 있는 이런 저수지와 둠벙 및 수로는 전남권 붕어낚시터의 보고(寶庫)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신안군의 섬붕어터들은 지난 2013년 7월 1일부터 차례로 낚시휴식년제가 시행되고 있다. 신안군의 섬을 6권역으로 묶은 후 각 권역마다 1년 씩 낚시를 허용하고, 5년간 휴식기를 갖는 것이다(아래 <표> 참조). 즉, 각 권역별로 1년 개방 후 5년 금지 식으로 낚시 휴식년제가 순환 운영된다.
지난 6월 30일까지 5권역(하의도, 신의도, 장산도)의 붕어낚시터들의 낚시가 1년 간 허용된 후 7월 1일 자로 5년간 휴식년으로 묶였다. 그리고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6권역의 압해도 낚시가 1년 동안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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