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으면 꿈틀대는 것이 아니라본디,꿈틀대며 사는 지렁이를 네가 밟았던 것이다., ‘항거’ 전문(시집 ‘포구의 아침’에서)이 시는 광주항쟁을 생각하며 썼다. “지렁이는 밟으면 꿈틀대는 것이 아니라/본디,/꿈틀대며 사는 지렁이를 네가 밟았던 것이다.” 본디, 꿈틀대며 사는 지렁이를 네가 짓밟았던 것이다.‘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39주년을 맞았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광주민중항쟁)은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시민과 전라남도민이 중심이 돼 조속한 민주정부 수립,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봄’ 전문 이성부 시인은 1942년 광주에서 출생했다. 광주고 문예반 시절
이제 비로소 길이다가야 할 곳이 어디쯤인지벅찬 가슴을 안고 당도해야 할 먼 그곳이어디쯤인지 잘 보이는 길이다이제 비로소 시작이다가로막는 벼랑과 비바람에서도물러설 수 없었던 우리가도 가도 끝없는 가시덤불 헤치며찢겨지고 피 흘렸던 우리이리저리 헤매다가 떠돌다가우리 힘으로 다시 찾은 우리이제 비로소 길이다가는 길 힘겨워 우리 허파 헉헉거려도가쁜 숨 몰아 쉬며 잠시 쳐다보는 우리 하늘서럽도록 푸른 자유마음이 먼저 날아가서 산 넘어 축지법!이제 비로소 시작이다이제부터가 큰 사랑 만나러 가는 길이다더 어려운 바위 벼랑과 비바람 맞을지라도더 안